천사가 아닌 전사로 살아온 내가 생을 마감할 즈음엔 세상이 많이 달라져 있으리라 믿는다. 저상버스가 지역마다 골목골목까지 누비고 장콜(장애인콜택시)뿐만 아니라 일반 택시도 장애인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세상. 활동보조 시간도 필요한 만큼 주어지고 다양한 공공 일자리가 생겨나 일하는 장애인을 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세상.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함께 일하고 밥과 술도 같이 먹으며 어울려 지내는 세상. – ≪이규식의 세상 속으로≫(이규식, 후마니타스, 2023) 중

이규식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지하철 출근길투쟁’을 펼치는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1999년 지하철 혜화역에서 리프트 추락사고를 당했다. 이후 장애인 인권 운동에 관심을 가지며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기 시작했다. 20년 넘게 온몸으로 부딪혀 역사를 써온 그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비장애인만 강연하라는 법은 없다. 언어장애가 있는 그에게도 발언권이 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제안에 이규식은 선뜻 마이크를 잡았다.

우리는 중증 장애인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 만난 적은 드물고, 얼굴 맞대고 대화 나눈 경험은 더더욱 적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말을 걸고 들어야 하는지 소통법 자체를 모른다. 미숙한 우리는 이제야 만났다.

지난달 19일 서울 서교동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왓슨 북클럽’ 현장에 당신을 초대한다.

 

김연정 기자 openj@sherlock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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