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클럽
[에세이 쓰기 모임] ‘창밖은 겨울’ 멤버를 모집합니다
에세이 쓰기 모임 시즌2를 시작합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에세이 쓰기 모임 시즌2 '창밖은 겨울'을 시작합니다.
셜록의 친구(정기유료독자) '왓슨'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클럽장
- 박상규 (진실탐사그룹 셜록 대표기자)
- 시작일
- 2025. 12. 12
- 장소
- 서울시 강남 일대
- 참가신청
- https://forms.gle/GV2rbHQFUzSo9S7v9
낯선 여자의 전화는 삽을 쥐고 야산에서 구덩이를 팔 때 걸려왔습니다.
“요즘 ‘노가다’ 하신다구요? 점심 한 끼 했으면 하는데, 광화문에 한번 올 수 있어요? 노가다 빠져야 할 텐데….”
목소리는 차가웠습니다. 제안은 하지만, 수락하든 말든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투였습니다. 며칠 뒤 우리는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쪽 어느 건물 지하에서 돌솥밥에 계란찜을 먹었습니다. 여자는 빙빙 에둘러 묻는 걸 선호하지 않는 듯했습니다.
“하는 일은 재밌나? 일당은 얼마나 받아요?”
친근감 표시라고 하기엔 ‘우리가 언제 봤다고?’ 하는 생각이 앞섰고, 사람 무시한다고 보기엔 태도가 친근했습니다. 애매한 분위기에서 여자가 훅 치고 들어왔습니다.
“노가다 그만 하고 오마이뉴스 출근할 수 있어요? 6개월 정도만.”
저는 그 자리에서 바로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이 여자가 얼마나 사람을 돌아버리게 만들지 묻거나 따지지도 않고, 걱정도 우려도 없이, 바로 수락했습니다.
얼마 뒤, 저는 정말 돌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여자는 오마이뉴스 김○○ 차장이었습니다.
준비도 없이 기자가 됐으니 고생길이 시원하게 뚫렸습니다. 저의 실력은 취재도 글쓰기도 엉망이었습니다. 날 언론사로 이끌고 사수까지 맡은 김○○ 선배는 제 글을 거의 통과시키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밑바닥을 확인하는 게 고통스러웠습니다.
우연히 기자가 되고 딱 일주일만 기뻤습니다. 나머지 기간은 “제발 6개월이 빨리 가길” 기도하며 보냈습니다. “취재 간다”고 거짓 보고를 하고 서울지하철 2호선을 타고 빙빙 돌며 하루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가끔 울기도 했습니다.
삽 들고 땅 파던 시절이 그리워 “저 그만하겠다”는 말을 몇 번이고 연습했습니다. 차마 입은 떨어지지 않았고, 저는 김 선배 밑에서 결국 6개월을 버텼습니다. 2004년 5월부터 11월까지 말입니다.
6개월 계약직 종료를 앞둔 그해 10월 말, 야근을 마쳤을 때 김 선배가 차로 저희 집까지 태워준 적이 있습니다. 집 도착 직전에 선배가 차 창문을 내리고 물었습니다.
“야, 너 앞으로 뭐 하고 살 거냐?”
내가 뭐라 답하든 별 관심 없다는 왕년의 그 차가운 말투는 여전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6개월이 끝나가니 제 마음은 늦가을의 바람처럼 시원했습니다.
그로부터 21년이 흘렀습니다. 지난 2025년 9월 17일, 김 선배는 저에게 사과 한 박스를 보냈습니다. 이런 메시지와 함께 말입니다.
“니 뒤에 늘 우리 있다! 힘내!”
내가 나락으로 떨어져도 뒤에서 받쳐주겠다는 메시지. 오마이뉴스를 떠난 지 1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이런 지지와 응원을 받다니,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빙빙 돌던 그때처럼 눈이 뜨거워졌습니다.

내 삶을 바꾼 사람을 이야기할 때면 늘 김○○ 선배를 거론합니다. 그때 광화문의 그 지하 식당에서 김 선배의 느닷없는 제안을 제가 거부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6개월의 훈련이 힘들어 홧김에 “이제 그만하겠다”고 했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에세이 쓰기 모임 시즌2 ‘창밖은 겨울’ 멤버를 모집하는 제안서를 쓰면서 다시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봅니다.
기자 훈련과 에세이 쓰기 모임은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그럼에도 20여 년 전 일을 곱씹고 길게 거론한 건, 지난 시즌1 모임 ‘창밖은 여름’의 경험 때문입니다.
‘매주 에세이 한 편을 마감하고, 블로그나 브런치에 공개한다’, ‘10주 동안 에세이 10개를 마감한다’가 원칙인 그 모임에 셜록의 친구 왓슨(정기유료독자) 24명이 참여했습니다.
6월부터 시작한 10주의 여정. 어디에 출품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감시하는 것도 아닌데 ‘창밖은 여름’ 멤버들은 열심히 글을 썼습니다. 마감 날짜(매주 일요일)가 다가오면 다들 주말 약속도 취소하고 종일 책상에 앉아 머리를 싸맸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자문했습니다.
“왜 내가 이 고생이지? 돈까지 지불하고, 내가 왜 고생을 하고 있지?”
하지만 다들 알고 있었을 겁니다. 이렇게까지 안 하면, 어제처럼 그제처럼 아무 것도 쓰지 않은 채 살아간다는 걸 말입니다.
뭐라도 쓰겠다는 결심과 어떻게든 쓰고야 마는 실행, 다시 찾아온 이 겨울을 ‘닥치고 쓰는 사람’으로 살아보자고 왓슨 여러분에게 제안합니다. 함께 10주를 보내고 창밖에 봄바람이 불면, 우리는 분명 다른 존재가 돼 있을 겁니다.

21년 전, 10월의 그 밤에 김 선배가 “야, 너 앞으로 뭐 하고 살 거냐?”라고 물었을 때 저는 애써 쿨한 척을 하며 이렇게 답했습니다.
“글쎄요. 기자나 해야죠 뭐.”
얼마 뒤 저는 정식으로 입사를 했습니다. 그해 크리스마스 때 저는 김 선배에게 카드를 써서 줬습니다. 거기에 이런 취지의 문장의 적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저를 기자로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저는 그때 보고야 말았습니다. 늘 차갑고 터프하던 김 선배가 오른손으로 눈을 훔치는 걸 말입니다. 김 선배가 제게 제안하지 않았다면, 내가 그 제안을 거부했다면, 절대로 보지 못했을 장면. 21년 인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스틸컷입니다.
저는 지금 왓슨 여러분에게 어떤 제안을 하고 있는 겁니다. 받을지 말지는 각자가 선택하는 겁니다. 무언가를 망설이는 사람에게 저는 이렇게 묻곤 합니다.
“마지막으로 모험을 해본 게 언젭니까?”
◼︎ 모임 원칙과 방향
- 무조건 쓰고 닥치고 공개해야 합니다.
- 브런치 또는 블로그 등을 개설해야 합니다. (매체 기고자는 기고글로 대체 가능)
- 매주 에세이 한 편을 브런치 또는 블로그에 올려야 합니다.
- 2주에 한 번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해 글 써본 소감을 나눕니다.
- 피드백, 평가보다는 글을 써본 느낌을 주로 나눕니다.
- 셜록의 친구 왓슨(정기유료독자)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
- 모임의 긴장감 유지를 위해 참가비 10만 원을 받습니다.
◼︎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기자, 작가 등 글쓰기로 먹고살고 싶은 분.
- 쓰고 싶은 게 있는데 게으르고 감시자가 없어 안 쓰는 분.
- 마감이 코앞인데도 기어코 술 약속을 잡는 분.
- 써야 할 이유는 10개인데, 못 쓰는 이유는 100개인 분.
1) 모임명 – ‘창밖은 겨울’ (셜록 에세이 쓰기 모임 시즌2)
2) 진행 방식 – 매주 일요일 에세이 한 편 올리기(총 10개 완성), 2주마다 오프라인 모임.
3) 참가 대상 – 셜록의 친구 왓슨(정기유료독자)만 가능. (신규 가입자도 환영)
4) 참가비 – 10만 원
5) 모임 규모 – 20명 내외
6) 모임 장소 – 서울 강남 일대
7) 신청 마감 – 2025년 12월 11일(목) 낮 12시까지 (최종 참가자는 12월 11일 오후 6시까지 개별 연락드립니다)
8) 참가자 선정 – 정원을 초과할 경우 셜록 오프라인 모임 신규 참가자를 우대합니다. 참가신청 이유도 참고합니다.
9) 첫 오프라인 모임(오리엔테이션) – 2025년 12월 12일(금) 오후 7시 30분. 강남 일대에서. (이후 2주마다 수요일 같은 시각. 성탄전야 설 연휴는 예외. 12/23, 1/7, 1/21, 2/4, 2/25 모임 예정)
10) 첫 글 마감 – 2025년 12월 21일(일) 오후 9시까지 등록(이후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마감)
11) 참가 신청 – https://forms.gle/GV2rbHQFUzSo9S7v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