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스토리펀디에서 2015년 6월 22일 공개한 기사입니다. 스토리펀딩에서 보기]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진실이 밝혀질까?
광주고등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서경환)는 22일 오전 일명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에 대해서 재심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재심청구서가 접수된 지 약 2년 만에 내린 결정이다.
광주고등법원 제1형사부는 “위 재심청구사건이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된다“며 “재심의 청구가 이유 있다“고 밝혔다.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은 지난 2000년 8월 10일 새벽 2시께 익산시 약촌오거리에서 발생했다. 당시 택시기사 유OO씨가 흉기에 10여 차례 공격받아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직후 사망했다.
익산경찰서는 15살 최성필(가명)군을 범인으로 체포했다. 최군은 살인죄 등으로 광주고등법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최군은 지난 2010년 출소했다.
하지만 이 사건 발생 직후부터 최군이 진범이 맞느냐는 논란이 계속됐다.
최군은 재판 과정에서 익산경찰서 형사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등 허위자백을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이 압수한 흉기, 최군의 옷 등에서도 피해자의 혈흔이 발견되지 않는 등 유죄를 입증할 만한 물적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의 증언도 검찰의 공소사실과 일치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1,2심 법원에서는 이 문제들이 크게 쟁점이 되지 않았다.
논란은 사건 발생 3년 뒤인 2003년 6월, 군산경찰서가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진범이라며 김OO씨를 체포하면서 더욱 커졌다. 당시 김씨는 자신이 진범이 맞다며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김씨의 자백은 사건의 정황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피해자 사체 부검결과와도 거의 일치했다.
뿐만 아니라 사건 직후 김씨를 숨겨줬다는 임OO씨도 자백했다. 군산경찰서는 김씨가 범행 때 사용한 칼을 봤다는 목격자의 진술도 확보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김씨를 구속하지 않았다. 이후 이 사건을 재수사해야 한다는 문제제기는 계속 이어져왔다.
최성필씨는 지난 2013년 4월 광주고등법원에 “나는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검찰은 법원의 재심개시결정문을 받은 날로부터 3일 내에 불복을 할 수 있다. 검찰이 불복하면 재심 개시 여부는 대법원이 결정한다. 그러면 재심 개시 여부 결정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 지 아무도 모른다.
심각한 문제는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오는 8월 9일 끝난다. 즉 검찰이 불복을 하면 공소시효를 도과시키는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재심에서 최성필씨의 무죄가 확정되도 진범을 잡을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최성필의 재심을 돕는 박준영 변호사는 “허술한 최성필씨 판결 이후 자신이 진범이라고 자백한 사람이 나타났고, 그의 진술은 진범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로 가득했다“며 “이 사건의 공소시효가 곧 끝나는 만큼 검찰은 법원의 재심 결정을 받아들여 진실을 밝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