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배드파더스‘에 등재된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동성 씨가 이번엔 양육비 감액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2020년경부터 양육비 지급 약속을 어기다가 올해 2월경 <TV조선> 예능 ‘우리 이혼했어요‘에 애인과 함께 출연해 빈축을 샀다. 그는 2021년 5월 현재,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여전히 등재되어 있다.

<배드파더스>는 이혼 후 자녀를 키우는 양육자에게 양육비를 안 주는 ‘나쁜 부모‘의 얼굴과 신상(이름, 주소, 나이 등)을 공개하는 온라인 사이트다.

김동성 씨는 “2021년 3월 20일부터 아이들이 성년에 이르기 전날까지 한 아이당 양육비를 매월 각 40만 원씩 지급한다“는 내용의 양육비 감액 소송을 올해 3월 9일 서울가정법원에 접수했다.

김 씨가 <TV조선> 예능 ‘우리 이혼했어요‘에 나와 양육비 지급 이행을 약속한 지 한 달만이다.

그는 지난 2월 1일 <TV조선> 예능 ‘우리 이혼했어요‘에 나와 “더는 양육비를 밀리지 않게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고 싶다“면서 양육비 이행 의지를 보였다.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갈무리. ⓒTV조선

김동성 씨는 이혼 조정조서에 따라 2019년 1월부터 아이들이 성년이 될 때까지 한 아이당 양육비를 월 150만 원씩, 매달 총 300만 원을 전 부인 이소미(가명, 40세)에게 지급해야 한다.

김동성 씨는 양육비 감액 소송 이유서에서 “매달 양육비 300만 원은 내 경제적 능력에 비해 터무니없이 큰 액수“라면서 “빚이 점점 눈덩이처럼 커져 이제는 신용불량자가 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김 씨는 “세후 매달 250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지만, 경비를 제외하고 100만 원이 남는다“면서 “홀어머니와 아픈 형님도 부양해야 해서 월 300만 원의 양육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21년 양육비 산정기준표에 따르면, 부모합산 소득(세전)이 200만원에서 299만원 사이일 경우 15~18세에 해당하는 자녀 1인당 평균 양육비는 948,000원이다. 양육비 산정기준표를 고려해서도, 김 씨의 자녀 1인당 희망 양육비 액수 40만원은 터무니없이 적은 편이다.

2021년 5월 현재, 김동성 씨가 약속을 어기고 지급하지 않은 양육비는 3900만 원에 이른다. 김 씨는 월 2회 진행해야 하는 아이들과의 만남도 회피하고 있다.

김 씨의 양육비 감액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20년 4월께에도 양육비 감액 소송을 전 부인에게 제기했었다. 당시 그가 조정을 요청한 양육비 액수는 아이 한 명당 각 60만 원씩, 매월 120만 원이었다.

김 씨는 2020년 10월께 돌연 양육비 감액 소송을 취하했다. 당시 김 씨는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출연을 앞두고 있었다.

김 씨의 변덕스러운 소송 제기에 전 부인 이 씨는 고통을 호소했다.

“양육비는 아이들의 생존권이에요. 이제 중고등학교에 들어간 아이들 교육비로만 매월 수백 만 원이 나가요. 아이 아빠는 매달 약속대로 양육비를 지급하지도 않았으면서, 양육비 감액 소송 제기를 했다가 취하하질 않나, 이번에는 TV조선 방송(‘우리이혼했어요’ 지칭)에 나간 지 한 달 만에 또, 양육비를 아이 한 명당 40만 원으로 더 낮춰서 소송을 걸었어요. 전 남편의 이런 대응에 저도 점점 지쳐갑니다.”

김동성 씨의 양육비 미지급 사례는 다양하다.

김동성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가 2017년 3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장시호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성 씨는 2020년 3월까지 양육비 총 1500만 원을 미지급해 그해 4월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신상이 처음 올랐다. 그는 그 직후 밀린 양육비 중 일부인 300만 원을 전 부인에게 지급했다.

당시 김 씨는 남은 미지급 양육비 1200만 원을 “(그해) 5월 25일까지 200만 원을 입금한 후, 남은 1000만 원은 6월부터 10개월간 나눠 주겠다“고 전 부인 이 씨에게 약속했다. 즉, 6월부터는 매달 줘야 하는 양육비 300만 원에 밀린 돈까지 지급하겠다는 의미다.

이런 약속 이후 김 씨의 신상은 <배드파더스>에서 삭제됐다. 김동성 씨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또한 작년 5월부터 7월까지는 본래 양육비 월 300만 원에서 100만 원이 적은 200만 원만을 전 부인 이 씨에게 지급했다.

작년 8월부터는 아예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결국 김동성 씨는 양육비 약 2700만 원을 밀린 끝에, 작년 10월 <배드파더스>에 신상이 다시 등재됐다.

이후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방송을 앞둔 작년 12월 말, 김 씨는 밀린 양육비 약 3300만 원 중 1000만 원을 전 부인에게 지급했다. 2021년 5월 기준, 김 씨가 지급하지 않은 양육비는 약 3900만 원에 이른다.

결국 전 부인 이 씨는 법에 도움을 청했다. 그는 그동안 밀린 양육비에 대한 ‘이행명령’ 소송을 2020년 10월 28일 제기했다.

서울가정법원은 김 씨에게 밀린 양육비에 대한 ‘이행명령’을 올해 4월 15일 선고했다. 법원은 2021년 2월까지 김 씨가 미지급한 양육비 총 3000만원에 대해 “2021년 5월부터 2022년 7월까지 15개월 동안 매월 200만 원씩 나눠서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이 씨는 면접교섭을 성실히 지키지 않는 전 남편의 태도도 지적했다.

김동성 씨는 <배드파더스>에 등재된 작년 4월 이후 면접교섭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혼 조정조서에 따르면, 비양육자가 아이를 만나 교류할 수 있는 면접교섭은 월 2회 주말로 정해졌다.

“올해 4월이 아들 생일이었는데, 전 남편이 카카오톡으로 문자 하나 보냈더라고요. 그래도 예전에는 작은 선물이라도 보내왔는데, 참 서운하죠. 아이들도 더는 아빠를 안 찾고, 전 남편도 점점 더 아이들에게 소홀해지니, 앞으로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는 게 아닌지 걱정입니다.

이 씨가 김동성 씨에게 바라는 건 하나다.

“전 남편의 주장대로 경제적으로 어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아빠로서 아이들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잖아요. 본인의 적성을 살려서 일할 수 없다면, 다른 일이라도 해서 양육비를 벌어야죠. 앞으로도 아이들을 잘 만나주지 않을 텐데, 양육비라도 성실히 지급해서 부모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면 좋겠어요.”

기자는 김 씨의 반론을 듣기 위해 11일 오전 연락을 했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기자는 “아이 한 명당 양육비를 40만 원으로 감액하는 소송을 제기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자녀를 안 만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문자로 물었지만, 김동성 씨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