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연록 씨가 여의도 단역배우 기획사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주용성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12명 중 3명이 지난 4월 19일 피해자 어머니 장연록 씨를 상대로 억 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미투 운동 이후 단역배우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자신들이 실직 등의 피해를 입었다며 장연록 씨가 총 1억5000만 원의 손해액을 배상하라는 겁니다.

최 모씨(45살)와 김 모씨(41살)는 장연록 씨가 방송사에 보낸 공문을 문제 삼았습니다. 지난 3월 장연록 씨는 ‘두 자매사건 관련자 보조출연업계 영구 퇴출 요청’ 문서를 여러 방송사에 보냈습니다. 

최 씨와 김 씨는 이런 장연록 씨의 행위는 자신들을 보조출연 업계에서 일을 못하게 하는 부당한 압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실직에 이어 명예까지 실추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들은 문계순 전국보조출연자노동조합 위원장도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위원장이 자신들을 성폭력 관련자라고 지칭하는 등 허위 사실을 방송사에 알렸다는 겁니다. 문 위원장은 오랫동안 장연록 씨를 도운 인물입니다.

특히 이들 중 장 모씨(45살)는 이미 보조출연업계를 떠나 다른 직종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문 위원장이 여전히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것처럼 말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습니다.

원고 세 사람이 소장을 통해 밝힌 소송 배경은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난 사건이 미투 운동에 편승해 다시 불거졌고, 자신들이 마치 성폭행자인 것마냥 호도되어 결국 일자리마저 잃었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손해배상 소송과 더불어 강요죄 혐의로 장연록 씨와 문 위원장을 형사고소했습니다. 아직 경찰 수사는 진행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장연록 씨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변호사를 선임할 예정이며, 문계순 위원장과 함께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장연록 씨는 이 문제 관련 “본인들(가해자)은 살아 있지만, 죽은 두 딸의 억울함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문계순 위원장은 “2012년부터 관련 공문을 방송사에 보냈는데 이제서야 방송사가 해당 기획사에 문제제기를 해서 (가해자들이) 해임된 것”이라며 “방송사가 이야기해서 (기획사가) 움직인 것이지 우리가 무슨 그럴 힘이 있겠느냐”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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