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출신 김동성 씨가 여성가족부 사이트에 신상이 공개됐다. 이혼한 전 부인이 키우고 있는 두 자녀의 양육비 수천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4일 여성가족부는 제27차 양육비이행심의위원회를 통해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 제재조치 대상자 119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119명 중 64명은 운전면허 정지, 49명은 출국금지, 6명은 명단 공개 대상으로 결정됐다. 이번에 명단이 공개된 6명 가운데 김동성 씨가 포함됐다.

김 씨는 이혼 이후인 2019년 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약 3년 2개월 동안 양육비 총 4490만 원을 미지급했다.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 명단공개 사이트(http://www.mogef.go.kr/io/ind/io_ind_s065.do)에는, 김 씨의 이름과 직업, 주소, 양육비 채무 불이행 기간과 채무액 등이 공개됐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출신 김동성 씨가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로 여성가족부 온라인 사이트에 공개됐다 ⓒ여성가족부 사이트 캡쳐

여성가족부는 채무자인 김 씨에게 3개월의 의견진술 기간을 주었으나, 정당한 양육비 미지급 사유가 소명되지 않아 명단공개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씨의 전 부인 이소미(가명) 씨는 법원의 감치 명령에도 김 씨가 양육비 채무를 이행하지 않자, 지난 6월 22일 명단공개, 운전면허 정지 등 제재 조치를 신청했다.

이 씨는 14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명단공개는) 6개월 동안 기다려서 받아낸 결과지만, 이름만 공개되고 ‘배드파더스’ 사이트와 다르게 얼굴은 공개되지 않아 (양육비 미지급 문제가) 해결이 안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여성가족부 사이트에 명단공개가 됐음에도 양육비 미지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도대체 다음으로 할 수 있는 스텝은 무엇일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김동성 씨. 자료사진. ⓒ연합뉴스

김 씨의 신상공개가 이뤄지기까지, 양육자 이 씨의 여정은 지난했다.

김 씨는 이혼 조정조서에 따라 2019년 1월부터 아이들이 성년이 될 때까지 한 아이당 양육비 월 150만 원씩, 매달 300만 원을 양육자 이 씨에게 지급해야 했다. 하지만 김 씨는 약속을 어기고 양육비를 주지 않았다. 김 씨는 2020년 3월까지 양육비 총 1500만 원을 미지급해, 그해 4월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처음 신상이 올랐다.

‘배드파더스’는 이혼 후 자녀를 키우는 양육권자에게 양육비를 안 주는 ‘나쁜 부모’의 얼굴과 신상(이름, 거주지 등)을 공개하는 온라인 사이트다.

김 씨는 양육비 감액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서울가정법원은 2021년 11월부터 아이들이 성년이 될 때까지 한 아이당 양육비를 월 80만 원씩 지급하라고 작년 10월 조정 결정했다. 하지만 김 씨는 양육비 감액 이후에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전 부인 이 씨는 김 씨를 상대로 ‘양육비 이행명령’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혼 이후(2019년 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김 씨가 미지급한 양육비 총 3000만 원에 대해 “15개월 동안 매월 200만 원씩 나눠서 양육자에게 지급하라“고 2021년 4월 결정했다. 그럼에도 김 씨는 양육비 이행명령을 올해 2월까지 단 한 차례도 따르지 않았다.

결국 지난 2월 9일 서울가정법원은 김 씨에게 ‘감치 30일’을 선고했다. 감치는 양육비 지급 명령을 어겼을 때 집행할 수 있는 제재 중 하나로, 최대 30일까지 유치장이나 교도소 등에 양육비 채무자를 가두는 제도다. 그러자, 김 씨는 감치 결정 하루 만인 2월 10일, 미지급 양육비 3000만 원 중 일부인 1400만 원을 현 부인을 통해 이 씨에게 지급했다.

하지만 그 뒤로도 김 씨의 양육비 미지급이 이어지자, 전 부인 이 씨는 김 씨에 대한 제재 조치를 신청한 것이다.

신상 공개 결정의 기준이 된 2022년 2월로부터 10개월이 지나는 동안 미지급 금액이 누적돼, 12월 현재 김 씨의 미지급 양육비는 약 6250만 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한편,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2019년 12월부터 <양육비 외면하는 배드파더스> 프로젝트를 통해 양육비 미지급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알려오고 있다.

 

김보경 기자 573dofvm@sherlock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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