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억에 샀으면 85억이 대출이네. 90%를 대출해주니 일반인에겐 불가능한 금융혜택. 이러니 욕먹지. 내 집 마련 대출은 막고.. 이게 전형적인 투기모델임”(king****, 2026. 8. 28.)

연예 기사에 달린 베스트 댓글. 기사에 등장하는 연예인은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건물을 약 95억 원에 샀다.

누군가에게는 꿈의 직업(?)인 ‘건물주’. 연예인들은 어떻게 그 꿈을 손쉽게 이룰 수 있을까? 돈이 돈을 부르는 세계에 ‘별들’의 부동산 생태계가 궁금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건물주 연예인 113명을 집중 분석했다. 포털사이트 뉴스 검색 기준, 2010년 이후 건물 매입이 보도로 확인되는 약 16년치 사례를 모조리 뒤졌다.

약 300건의 등기부등본, 약 20건의 신탁원부, 약 10건의 감사보고서 등을 검토해, 연예인 건물주 리스트를 정리했다. 여기서 건물은 오피스텔·주택·아파트를 제외한 ‘빌딩’으로 한정. 셜록은 연예인들의 건물 소유 현황, 건물 위치, 대출금 등을 일일이 파악했다.

연예인 건물주 113명 직업군 분포 ⓒ셜록

연예인 건물주 113명은 ▲배우 46명(약 41%) ▲가수 33명(약 29%) ▲가수 겸 배우 20명(약 18%) ▲개그맨 5명(약 4%) ▲스포츠인 5명(약 4%) ▲방송인 4명(약 4%)으로 분류된다.

먼저, 건물 ‘명의’를 살펴봤다. 개인 명의와 법인 명의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건물을 매입했는지. 113명의 연예인 건물주 가운데 33명, 약 29%가 법인 명의로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예인 건물주들의 건물 위치는 ‘서울 강남구’로 치중됐다. 연예인 113명(건물 144채) 중 65명(건물 75채)이 강남구 건물을 소유했다. 약 58%, 연예인 건물주의 절반 이상이 ‘강남 건물주’인 셈이다.

113명 중 4명을 제외한 109명이 서울에 위치한 건물을 소유했는데, ‘압도적 1위’인 강남구에 이어 ▲용산구(17명/17채) ▲마포구(11명/15채) ▲성동구(10명/10채) ▲송파구(5명/5채) ▲강서구·종로구(각 3명/3채) ▲강동구·서초구·중구(각 2명/2채) 순이었다.

연예인 빌딩 어디에 많을까? ⓒ셜록

법인 명의로 건물을 소유한 사례(33명/40채)에 대해서는 돈의 흐름도 심층 분석했다. 연예인 건물주들의 건물 매입가 중 최고가는 약 280억 원(배우, 서울 강서구). 평균 매입가는 약 83억 원에 달했다.

대부분은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고액의 대출을 받아 건물을 매입했다. 대출금의 경우 최고 약 230억 원(배우, 서울 강서구, 채권최고액 추정). 대출금 평균은 약 54억 원(채권최고액 추정, 38채 기준)이었다. 40채 중 2채는 대출 없이 현금으로 매입한 걸로 보인다.

건물을 팔았을 경우(7채)의 최고가는 약 368억 원(배우, 서울 영등포구). 평균가는 약 129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도 시 차익은 평균 약 46억 원. 최고 차익은 약 108억 원(배우, 서울 영등포구)이었다.

법인 명의로 매입 금액의 60~80%에 달하는 고액 대출을 일으켜 건물을 사들이고, 팔 때는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차익을 남기는 전형적인 ‘부동산 쇼핑’이 수치로 확인되는 상황.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연예인들의 ‘1인 기획사’가 단순히 세금을 줄이는 도구를 넘어, 연예인의 부동산 자산을 축적하는 통로로 활용되고 있는 현실.

내 ‘최애’는 건물을 얼마에 사고팔았지? ⓒ셜록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예인들이 1인 기획사를 통해 건물을 매입하는 행태에 대한 대중심리를 이렇게 설명했다.

“연예인들이 건물을 구입하는 데 있어서 대중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굉장히 큽니다. 연예인들이 자기 돈으로 구입한 게 아니라 본인들이 갖고 있는 일종의 이미지, 신뢰, 이름값을 통해 대부분 대출을 하는 방식으로 건물을 구입하고, 이걸 되팔아서 엄청난 수익을 남기잖아요. 일반 대중들은 할 수 없는 일들이죠.

그러면 연예인의 이미지는 누가 만들어줬냐는 겁니다. 대중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연예인의 인기에 (대중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잖아요. 어떻게 보면 지분이 있다고도 보는데, 부동산을 통한 이익은 연예인들이 다 가져가는 방향에 대해 대중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올 수 있는 겁니다.”

연예인 건물주들이 운영하는 1인 기획사에선 또 다른 특징이 발견됐다. 주로 ‘가족 법인’으로 운영된다는 사실.

셜록은 건물을 소유 중인 1인 기획사 33곳의 법인 등기부등본을 분석했다. 이중 가족 법인은 23곳, 무려 약 70%에 달했다. 이들은 부모와 배우자 그리고 형제자매를 1명 이상 포함해 등기부상 임원을 구성했다. 최근 1인 기획사 주소지를 장어집과 곰탕집으로 등록해 논란이 됐던 유명 연예인들의 사례 역시 가족법인으로 운영됐다.

연예인 건물주 명의는? ⓒ셜록

법인의 ‘목적’도 함께 살펴봤다. 법인 33곳 100% 모두 사업 목적에 ‘부동산 임대업’을 명시해놨다. 이중 ‘연예 매니지먼트업’을 밝혀놓은 곳은 27곳(약 82%). 일부 법인은 아예 부동산 임대업이 주목적 사업이었다.

이는 애초에 1인 기획사를 설립할 때부터,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뿐만 아니라 부동산 자산을 축적하는 역할까지 고려했다는 점을 방증한다.

실례로, 심지어 1인 기획사 법인 설립도 되기 전에 법인 명의로 건물을 매입한 사례도 있다. 법인 설립 이후 3개월 안에 건물을 매입한 사례는 6건. 이를 포함해 법인 설립일로부터 약 3년 안에 부동산을 매입한 사례는 총 15건이다.

그렇다면 연예인들이 1인 기획사와 같은 법인을 설립해 건물을 매입하는 이유는 뭘까?

법인은 자산운용 차원에서 혜택이 많다. 개인과 다르게 금융기관에서 임대사업을 목적으로 거액의 대출을 받아 법인 명의로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다. 이때 서류상으로는 법인 명의만 남아, 일차적으로 대중의 시선을 피할 수도 있다. 또한 건물을 처분해 이익이 발생한 경우에도 개인보다 낮은 법인세율이 적용된다.

33곳 1인 기획사 법인 분석 ⓒ셜록

연예인들이 만든 신생 법인은 어떻게 고액의 대출을 일으켜 건물을 매입할 수 있었을까. 시중은행에서 11년간 근무한 전직 은행원 A 씨는 “기본적으로 건물을 사려는 연예인들은 이미 많은 돈이 있기 때문에 (신용평가가 잘 나올 수 있도록) 충분히 작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 씨는 “법인이 신설된 지 1~2년밖에 안 되면 통상 재무제표가 없다”면서, “이럴 경우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하기 전에 신용평가를 먼저 하는데, 이때 법인의 대표자 개인 신용등급과 해당 은행의 거래 실적이 어느 정도 되는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연예인이 법인을 설립해 소득을 관리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그 자체로 비난할 일은 아니다. 연예인이 세운 1인 기획사가 실제로 연예 매니지먼트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한다면.

쟁점은 ‘실질성’이다. 법인이 실제 사업체인지, 아니면 개인의 소득과 자산을 관리하기 위한 껍데기, 이른바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한지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는 점이다.

실제 셜록은 실질적 사업 여부가 의심되는 1인 기획사 사무실을 찾아가기도 했다. 우편함에 쌓인 우편물, 주변 상인들의 증언 등, 오랜 기간 방문하지 않은 흔적을 확인한 곳도 있었다.

건물 사려고 법인 만들었나?! ⓒ셜록

임경인 강남대학교 세무전문대학원 교수(세무사)는 1인 기획사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예 매니지먼트 업종은 인허가 업종이 아니다 보니 (대중문화예술기획업으로) 신고하면 기계적으로 수리됩니다. 사회적으로 연예인 1인 기획사가 탈세로 이슈가 많으니까 주무관청이나 주무부서에서 일차적으로 문제를 거를 수 있는 행정적 조치를 만드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셜록은 113명의 연예인 건물주 중, 6명의 사례를 더 파헤쳤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많다. 모두 법인 명의로 서울 강남권 등의 건물을 매입하거나 소유했다는 점. 건물을 되팔아 적게는 10억 원에서 많게는 90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는 점. 그리고 또 하나, 1인 기획사 설립과 부동산 거래 과정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한 사람’이 있다는 점.

부부, 연인, 동료 등으로 얽힌 이들 연예인 건물주 6명의 이야기는 다음 화에서 이어진다.

김보경 기자 573dofvm@sherlockpress.com
김연정 기자 openj@sherlock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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