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글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라갔습니다. 20만 명의 동의를 받아 정부로부터 학종에 대한 입장을 직접 듣고자 합니다. 청원은 2월 9일에 마감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청와대 청원 참여하기(이미지를 클릭해주세요)

문재인 대통령은
대입 개편의 핵심 키워드로
‘단순’과 ‘공정’을 꼽았습니다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입시는 공정하고, 누구나 쉽게 준비할 수 있도록 단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요즘 입시의 대세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의 민낯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단순’과 ‘공정’과 거리가 멉니다. 문제 하나를 더 맞추는 것보다 입시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학종의 애초 취지도
흐려졌습니다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잡고 학생들의 다양한 재능과 경험을 평가하겠다고 만들었지만, 기록을 위한 활동들이 즐비하고 사교육을 찾는 발길은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무엇보다 평가 기준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아 당락을 결정짓는 요소가 무엇인지 그 누구도 모릅니다. 학생부 종합전형을 따르는 별명이 ‘금수저 전형’, ‘깜깜이 전형’인 이유입니다.

다음은 학생부 종합전형의 부정적 측면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1. 붙어도 왜 붙었는지 모르는 ‘깜깜이’ 전형입니다

학종은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평가합니다. 교과 성적뿐만 아니라 과목별 활동, 교내 수상, 동아리, 봉사, 독서, 진로 활동 등을 보고 지원자의 학업 능력과 잠재력, 인성 등을 심사합니다. 하지만 전형 과정에서 어떤 요소가 얼마만큼 중요하게 평가되는지, 수험생이 어떤 부분이 잘했고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알 수 없습니다. 합격자도 불합격자도 자신이 왜 합격했고, 왜 떨어졌는지 알지 못합니다. 일각에서는 고교등급제가 암암리에 시행되고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대학이 기준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종의 불투명성에 대한 불만은 여론조사에서도 쉽게 확인됩니다. 국민 10명 중 8명이 학생부 종합전형은 ‘깜깜이 전형’이라고 답했습니다.

2. 학생부는 피평가자인 학생이 셀프 작성합니다

학종의 주된 평가대상인 학생부를, 선생님이 아닌 학생이 주도해 작성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독서나 봉사활동 경우 학생의 말에 근거할 수밖에 없고, 동아리 활동은 교사가 일일이 관찰하고 기록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담임 선생님이 작성해야 하는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뿐만이 아닙니다. 과목 선생님들이 작성해야 하는 ‘과목별 세부능력과 특기사항’도 학생들이 작성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 사교육 등 외부의 누군가가 개입해도 알 방법이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학종 기초 서류 자체가 허위에 기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종의 신뢰도에 깊은 회의를 낳습니다.

3. 부자 학교 ‘특목 · 자사고’에 유리한 전형입니다

특목고와 자사고의 창의적 체험활동비가 일반고의 11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교과의 꽃’이라 불리는 창의적 체험활동은 교과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험교육으로 창의성과 인성을 갖추기 위해 만든 것으로 동아리나 봉사, 진로, 자율활동이 포함됩니다.

2015년도 학교알리미에 실린 학교별 예산 기록에 따르면 일반 공립고의 1인당 창의적 체험활동비는 65,280원, 외고는 302,290원(일반 공립고의 4.6배), 자사고는 602,157원(일반 공립고의 9.2배), 영재고+과학고는 978,834원(일반 공립고의 15배), 국제고는 1,054,280원 (일반 공립고의 16.2배)입니다. ‘어느 고등학교에 다니느냐’에 따라 학생부의 질과 두께는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는 또한 특목·자사고 입학 경쟁률을 늘리는 유인 효과가 되기도 합니다.

4. 너무 복잡다단해서 교사들도 잘 모릅니다

학종은 내신성적, 동아리, 교내 경시, 소논문, 독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복합성이 매우 높습니다. 역대 대입에서 복합성이 높았던 사례로 1994~1996학년도의 수능+내신+본고사, 2008학년도 정시전형의 수능+내신+논술(‘죽음의 트라이앵글’)이 꼽힙니다. 학종은 앞의 두 사례보다 훨씬 복합적입니다. 게다가 항목별 평가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학생들은 ‘혹시 모른다’는 생각으로 모든 항목을 다 준비하고 있어 학업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합니다. 복합성은 복잡성을 낳았습니다. 대학별, 학과별로 입시 전형이 셀 수 없이 잘게 분화되어 있어 학생들의 혼란은 날로 커지는 상황입니다.

5. 사교육만으로 결과를 주무를 수 있는 ‘금수저 전형’입니다

학종은 다른 전형에 비해 전형이 복잡해서, 대학별로 정보를 수집하고 미리 짠 계획에 따라 학교생활을 운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학생부 관리 컨설팅, 자기소개서 컨설팅 등의 사교육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비교과 활동도 그렇습니다. 소논문 쓰기를 도와주는 학원, 교수 면접을 대비하는 학원까지 등장했습니다. 한편 내신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져서 내신 사교육 시장이 전에 비해 커졌습니다. 학교별로 반을 개설해 담당 선생님의 성향까지 분석해 가르치는 상황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로 인해 사교육을 할 형편이 안 되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라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돈이 학생 간 격차를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6. ‘될 만한 학생’만 밀어주고 나머지는 들러리가 됩니다

학종이 확대되면서 일부 일반고에서 ‘될 만한 학생’을 중심으로 ‘수상실적 몰아주기’, ‘학생부 기록 풍부하게 기록해주기’ 등의 비교육적인 상황이 자주 목격됩니다. 강연이나 외부 교육의 기회가 생기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주는 겁니다. 명문대를 많이 보내는 것을 고등학교의 경쟁력으로 보는 문화는 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본래 학종은 ‘점수화된 성적’만이 아닌, 학생이 가진 다양한 능력을 ‘정성적으로 평가’한다는 취지에 생겼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내신 성적이 안 좋은 학생’들이 배제되고 차별받고 있습니다.

7. 입학사정관이 과연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학종을 실시하는 입학사정관 한 명이 260명에 달하는 지원자를 심사하기도 합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7학년도 학종 서류평가 참여 입학사정관 현황’ 자료) 서강대 사례입니다. 입학사정관 1명이 평균 259.5명의 서류를 평가했습니다. 중앙대(254.0명), 경희대(243.6명), 한양대(228.3명)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입학사정관 1명이 많은 학생을 심사하면 할수록 평가의 깊이와 신뢰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보통 학생부가 서류는 20장이 넘고 자기소개서까지 포함하면 40장에 이르는 경우도 흔합니다. 과연 입학사정관 한 명이 많게는 10,000장에 달하는 문서를 제대로 확인하고 평가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적정 수준으로 입학사정관이 확보되지 않으면 심사의 공정성과 정확성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청와대에 다음과 같이 청원합니다

– ‘깜깜이 전형’ 학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들에게 학종의 평가 기준을 공개하도록 해주십시오.

– ‘금수저 전형’ 학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 경제적 조건으로 인해 학생부와 자기소개서가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 ‘공정 경쟁’을 위해, 고등학교 간의 비교과 격차, 수상 개수 차이 등으로 생길 문제를 바로잡아 주십시오.  

<취재원을 찾습니다>

– 전직 입학사정관

– 학생부 종합전형 컨설팅 학원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분

–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자녀를 입학시킨 학부모

– 학생부 종합전형 관련 비리를 겪은 재학생 및 졸업생

– 그 밖 학생부 종합전형 관련해 제보할 것이 있는 분

(메일 주소 : sunnybrind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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