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위디스크 회장이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소식을 듣자마자 A 씨는 컴퓨터 앞에 앉아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저는 수사기관에서 양진호에게 다소 불리한 진술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됐습니다. 그 후 신변에 위협을 느껴 양진호와 그 일당들을 피해 다른 지역의 외진 곳으로 이사까지 했습니다. 저는 현재 경찰로부터 신변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양진호 밑에서 10 넘게 일했다는 A . 그는 양진호의 독특한 신념을 설명했다.

양진호에게 ‘복수’는 신념입니다. 그는 평소 임직원들에게 ‘복수는 10년이 지나도 반드시 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양진호는 복수를 위해서라면 사람도 죽일 수 있는 자입니다. 양진호가 석방되면 저를 비롯한 여러 제보자들과 피해자들이 위험해집니다.”

양진호 회장

편지(탄원서) 수신인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형사1(부장판사 최창훈) 판사들이다. 이들이 피고인 양진호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A 씨는 설마하면서도 그동안 재판 진행에 이상한 점을 느껴왔다.

양진호 회장은 사회적 공분 속에서 2018 11 7일에 체포됐다. 구속영장은 이틀 뒤인 11 9 나왔다. 불구속 재판도 아닌데, 공판 기일이 더디게 잡혔다. 구속 1년이 지났건만, 아직 1 선고도 나오지 않았다.

느린 재판 진행, 더딘 선고, 11 1 보석 청구, 12 4 구속기한 만료..

모든 상황은 양진호 회장이 원하고 바라던 바다. 재판을 지연시킨 막판에 전관 변호사를 투입하는 양진호의 오랜 전략이다. 통하든 통하지 않든.

A 씨는 구치소에 있는 양진호만 두려운 아니다. ‘양진호의 사람 도처에 있다. 그의 편지를 보자.

“양진호가 전 부인의 형부 옆구리와 허벅지를 칼로 찌르라고 지시한 사건은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양진호 회사에는 아직 그의 말 한마디에 물불 가리지 않는 직원들이 남아 있습니다. 양진호 주위에는 돈만 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양진호 회장은 구속 뒤에도 공공연하게 복수를 다짐했다. 그는 법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증인을 노려보는가 하면 욕설을 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반성모드없는 양진호의 강경한 태도는 어디서 비롯되는 걸까.

그의 두 번째 부인 이랑진이 회사의 실권을 모두 장악했습니다. 이랑진은 ‘반 양진호’ 인사를 회사에서 모두 쳐내는 등 공포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양진호 회사는 불법 음란물 유통 등으로 지금도 매달 수십 억 원의 매출을 기록합니다. 이랑진을 통해 옥중경영을 하면서 많은 돈을 버는데, 양진호가 뭐가 무섭겠습니까?”

양진호인사로 찍혀 회사에서 배제된 B씨의 말이다.

이랑진은 2006 미스월드 유니버시티 한국대표 선발대회에서 3위에 오른 인물이다. 양진호 회장과 동거하며 그의 회사에 다닐 과장이라 불렸다. 이랑진은 양진호 회장 구속 직후에 혼인신고를 마쳐 둘은 현재 법적 부부 관계다.

이랑진은 올해 7 위디스크, 파일노리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회사를 지배하는 한국인터넷기술원 부사장이기도 하다. 불법 음란물이 대량 유통되는 웹하드 업체 최고 경영자 명이 바로 이랑진이다.

“이랑진이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이 뭔지 아십니까? 배당금으로 100억 원을 회사에서 빼갔습니다. 수사기관이 범죄수익금으로 몰수해 가기 전에 미리 챙긴 걸로 볼 수 있습니다.”

이랑진은 지난 1월에도 양진호 회사에서 계좌이체로 10 원을 인출했다. 회사 고위직 인사와 은행 관계자 녹취록에 따르면, 이랑진은 현금으로도 10 원을 인출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은행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쓴다며 현금을 가져갔습니다.”

이렇게 이랑진이 가져간 뭉칫돈은 양진호인사들을 떨게 하는 원인 하나다. 양진호가 막강한 자금력으로 주변 사람을 괴롭힌 알기 때문이다. 양진호 회사 전현직 인사들은 뭉칫돈의 상당액이 법조계로 흘러간 걸로 보고 있다. 근거는 이랑진의 입이다.

양진호 구속 직후 이랑진이 직접 말했습니다. 검사 출신 OO 변호사가재판부를 움직이려면 50 원이 필요하다 했는데, 양진호가 제안을 받아들였다구요.”

구속된 회장님 뒷배로 가진 양진호의 사람들은 이랑진을 필두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양진호와 범죄로 얽힌 사람들이다.

양진호 회장

양진호 회사의 현재넘버원이랑진은 과거 회장 등과 집단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기소돼 있다. 회장이 구속 회사 돈으로 구입해 타고 다니던 롤스로이스 차량을 처분한 금액을 회사로 입금하지 않아 횡령 혐의로 고소돼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양진호의 지시로 대학교수를 집단폭행하는 가담한 OO 씨는 회사에서 신성장사업본부 본부장 대행을 하고 있다. 역시 집단폭행 가담자 OO 씨는 위디스크 운영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둘은 모두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양진호의 보석 청구는 그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다시 불러 모으고 있다. 2012 위디스크에 입사한 2014 퇴사한 C (여성) 법원에 탄원서를 냈다. C 씨는 탄원서에 양진호의 웃는 얼굴을 자세히 적었다.

“양진호는 (수영장 딸린 펜션에서) 직원 워크숍을 진행하며 저에게 많은 술을 먹였습니다. 그는 직원들을 시켜서 취한 저를 수영장에 던지고, 건져내기를 반복했습니다. 어느 순간 저는 호흡을 멈췄습니다. 위험한 순간을 넘긴 뒤 깨어났을 때, 가장 충격적인 기억은…. 저를 보며 즐거워하는 양진호의 웃는 얼굴입니다.”

C 씨는탄원서 넣는 것도 추후 양진호 회장이 알고 보복을 할까봐 두려웠으나, 아직 회사에 남아있는 동료에게 도움이 있을 같아 용기를 내서 이렇게 탄원서를 제출한다 밝혔다.

불법 음란물 유통으로 수십 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양진호 회사,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그의 부인 이랑진, 범죄에 연루되고도 살아남은 측근들, 상황에 따라 새롭게 구성되는 양진호의 전관 변호사들여기에 임박한 구속기한 만료와 양진호의 보석 청구까지.

람보르기니 앞에서 선 양진호 회장과 부인 이랑진.

양진호에게 피해를 겪은 사람의 두려움은 구체적이다. A 씨가 작성한 탄원서에는 이런 내용도 있다

“양진호는 살상용 단검들을 직접 제작하여 보관하고 있고, 실제 리볼버 권총과 실탄도 어딘가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양진호는 제보자들과 피해자들에게 잔인한 방법으로 복수할 것입니다.”

리볼버 권총과 실탄이라니. 총을 봤다는 양진호 회사 관계자가 최근 공익신고를 했다. 수사기관은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다음 기사는양진호의 리볼버 권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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