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태영(가명) 군은 대학생 현장실습생이다.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한농대) 축산학부 양돈전공 2학년. 그는 돼지농장으로 장기현장실습을 나갔다가 지난 5월 사망했다. 향년 19세.
부검 결과에 따르면 그의 사인은 “화재사.” 그날 돼지농장에서 일어난 화재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는 김 군뿐이다.
알고 싶었다. 왜 김 군만 불을 피하지 못한 건지. 왜 목숨까지 잃을 정도로 피해가 컸던 건지. 실습장 측의 잘못은 없는 건지. 현장실습을 내보낸 학교는 아무 책임이 없는 건지.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현장실습생 김 군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파헤치고자 했다. 김 군이 살아생전 남긴 자취를 하나씩 쫓았다. 경남 합천에 있는 돼지농장도, 전북 전주에 있는 한농대도 직접 찾아갔다. 그의 유골이 안치된 납골당도 방문했다.
그리고 그가 직접 작성한 ‘현장실습일지’도 입수했다. 거기엔 이런 다짐이 적혀 있었다.
“열심 열심”

한농대 현장실습생의 죽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스무 살 현장실습생이 화훼농장 기계에 끼여 숨졌다. 현장실습 세 달 만에 일어난 일이다.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수많은 한농대 현장실습생들이 매년 다치거나 죽었다. 셜록은 지난 10년간의 한농대 현장실습생 사고 기록을 확보해 확인했다.
김 군의 죽음으로 한농대 현장실습은 잠시 중단됐다. 딱 21일. 그리고 또 다시 현장실습이 ‘가동’됐다.
두 달이 넘게 지난 지금. 기자가 받은 학교 측의 답변서에는 무엇 하나 결정되고 개선됐다는 내용 없이 모두 “검토 중”이고 “진행 중”인 것들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장실습은 지금 이 순간에도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열아홉 나이에 돼지농장에서 숨진 현장실습생 김 군. 그의 죽음이 우리 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연 막을 수 없는 죽음이었나. 산 사람들의 안간힘이 또 다른 ‘어린 희생’을 막을 수 있다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