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스토리펀딩에서 2015년 12월 23일에 공개했습니다. 스토리펀딩에서 보기]

그의 목소리는 크고 당당했다

, 전주 OO경찰서 형사 OOO입니다!”

안녕하세요, 박상규 기자입니다.”

순식간에 그의 목소리는 쪼그라들었다

..제가 지금 바빠요.”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 수사하셨죠? 3인조 아시죠?”

그게....제가 지금 굉장히 바빠요.”

삼례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당황했다. 서둘러 전화를 끊으려 했다

전화를 끊으려 하세요? 걸리는 있나요?”

제가 지금 피의자 신문하고 있어요. 나중에..”

형사는 마음대로 전화를 끊었다. 그는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을 맡았던 수사진 명이다. 주먹으로가짜 살인범 3인조 만들어낸 인물 하나다. 스토리펀딩 9화 기사에서 공개한 대로, 욕하고 때리면서 강제로 3인조에게 현장검증을 시킨 형사다

그는 삼례‘ ‘나라슈퍼‘ ‘3인조이야기에 놀라 대화를 피하는 걸까? 삼례 문제를 피하는 형사는 있다. 그에게도 전화를 했다

“OOO 형사님 연결 부탁합니다!”

무슨 때문이죠?”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이요. 수사에 문제가 많던데요. 맞았다는 사람도 있고..”

“(웃음) ..OOO 형사님 지금 없어요.”

자리에 없다는 형사, 역시 전주 경찰서에서 일한다. 경찰서장 승진을 목전에 인물로, 삼례 사건을 수사했던 핵심 인물이다. 그는 차례 연락을 하고, 전화번호를 남겨도 반응하지 않았다

기자는 기사로 말하고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한다그렇다면 형사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당연히 수사로 말해야 한다.

모든 수사기록에는 사건을 맡은 형사 이름이 기록된다. 이름을 걸고 일임에도,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을 수사했던 형사들은 입을 굳게 닫는다

이쯤에서 이들이 과거에 했던 말을 다시 살펴보자. 주먹과 몽둥이로 가짜 살인범을 제작했다는 지적에 전북 완주경찰서에서 일했던 핵심 관계자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때리긴 누가 때려요! 얼굴을 보세요. (지적장애가 있는가짜 3인조) 보기에는 아둔해 보이는데요, (중략) 범죄 아이큐는 하늘과 차이예요. 범죄하는 방법은요, 걔네들 나름대로 유전자가 발달되어 있어요.”

앞서 말한대로, 형사는 수사 결과와 기록으로 말하면 된다. 얼굴을 필요는 없으며, 과학적 근거도 없이범죄 유전자 거론할 이유는 더욱 없다. , 과연 이들은 어떤 수사기록을 남겼을까?

완주경찰서 소속 형사들이 남긴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수사기록은 그야말로 뒤죽박죽 엉터리다. 객관적 실체와 일치하는 내용은 거의 없다. 3인조의 유죄를 입증할 물적 증거를 하나도 확보하지 못했다. 가난한 미성년 지적장애인 명에게 살인 누명을 씌웠으니, 수사기록은 당연히 부실하다

한글을 모르는 지적장애인의 자필 자술서가 버젓이 존재하는가 하면(2화) 범행을 모의하고 실행했다는 3인조의 진술도 대부분 일치하지 않는다.

가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정말 어처구니가 없죠. 당시 대문이 고장 났는데, 문을 잠그긴 어떻게 잠가요. 대문은 열려 있었어요!”

사건이 발생한 1999 2 6 당시 현장에서 강도 피해를 입고 가족까지 잃은 최미숙(가명)씨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말대로 사건 당시 나라슈퍼에 딸린 가정집 대문은 고장으로 열려 있었다

그럼에도 완주경찰서 측은 실체를 무시하고 자기들 상상으로 상황을 창조했다. 이들이 3인조를 검찰에 송치하면서 적은범죄사실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피해자 최미숙이 운영하는 나라슈퍼의 잠긴 대문을 피의자 임명선이 담을 넘어 문을 열어 주자 최대열, 강인구가 차례로 침입해, 다시 임명선이 감겨진 주방 샷시문 손잡이를 미리 준비한 펜치로 잡고 십자 드라이버 두 개로 문틈을 벌려 잠김 상태를 풀고..”

고장나 잠기지도 않는 대문을 피해 담을 넘어 들어갔다니. 더욱 코미디 같은 상황은 따로 있다

경찰이 범죄사실에 적은 내용에 따르면, 사건의 핵심 주모자는 임명선이다. 그가 펜치, 드라이버 , 식칼(길이 31cm), 청테이프를 집에서 미리 준비해와 친구들을 선동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경찰의 수사 결과다. 경찰이 작성한 임명선 3 피의자신문조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집에 있던 뿌라이어(펜치) 1개, 긴 십자드라이버 1개, 짧은 십자드라이버 1개, 청색테이프 1개를 제 바지 양쪽 주머니에 넣고, 부엌칼 1개를 허리춤에 차고 집에서 걸어 나오던 중 강인구, 최대열을 만났습니다.”

이 많은 범행도구가 과연 바지 주머니에 들어갈까? 식칼을 허리에 찬 채 담을 넘어도 안전할까? ⓒ셜록

청색테이프를 포함해  많은 범행도구가 바지 주머니에 들어갈까?

그런 바지가 있다고 치자. 31cm 이르는 식칼을 칼집도 없이 허리춤에 차고 다니는 것도 어색하지만, 그럴 있다고 하자. 그러면 상태에서 남의 대문을 넘을 있을까

신문조서에는 임명선이 청색테이프만 최대열에게 주고 담을 넘은 것으로 나온다. 식칼을 허리에 상태였는데도 그는 무사했다. 경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임명선 신기한 기술을 가졌다

이번엔 물적 증거에 관한 내용을 보자.

최미숙 씨는 당시 사건으로 현금 15 원과 반지 , 목걸이 , 귀걸이 1 패물을 빼앗겼다. 애초 경찰서에서 진술할 때는 현금 45 원을 빼앗겼다고 했으나, 나중에 집에서 30 원을 발견했다

그럼에도 완주경찰서 측은 김씨의 진술대로 3인조가 45 원을 강탈한 것으로 조작해놨다. 패물은 어떻게 됐을까? 경찰은 사라진 패물에 대해서도 손쉽게(?) 조작해놨다. 임명선의 1 신문조서에는 이렇게 나온다

“그 물건(패물)들은 필요가 없을 것 같아 범행 후 저희 집 앞 도랑에 버렸습니다.”

하지만 최대열 2 신문조서를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훔친 패물 중) 은반지는 여자친구에게 줬고, (나머지 패물은) 임명선 집 가는 길목에 쓰레기 태우는 곳이 있는데 그 옆 땅을 파묻어두었습니다.”

완주경찰서가 작성한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 수사기록. 수사기록을 살펴보면 객관적 상황과 맞지 않는 엉터리 내용이 가득하다. 국가는 당시 사건 기록을 모두 폐기했다. ⓒ셜록

오락가락 서로 다른 진술. 경찰은 패물을 찾았을까? 3인조는 범인이 아니니 당연히 찾을 없다. 완주경찰서 측은도랑물 속을 수색했으나 증거물을 발견하지 했다 간단히 정리해 버린다

결국 완주경찰서 형사들은 3인조에게 사건 정황과 일치하는 진술을 받지 했고, 범행을 입증할 명백한 물적 증거도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3인조에게 살인 누명을 씌운 완주경찰서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사건을 수사했던 형사들은 곧바로 치명적 문제 행동을 한다. 사건 발생 2개월 뒤인 1999 4, 완주경찰서에 중요한 전화 통이 걸려 온다

나라슈퍼 할머니를 죽인 진짜 범인들을 알고 있습니다.”

진범을 안다는 전화. 가짜 3인조를 조작해 검찰로 송치한 완주경찰서 측은 얼마나 당황했을까

범인이 검거되어 이미 끝난 사건인데요.”

그들은 범인이 아니고요. 제가 교도소에서 알고 지냈던 선배와 친구들이 진짜 범인입니다.”

제보자와 형사들은 다음날 전북 익산에서 만나 함께 저녁을 먹고 다방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제보자는 모든 사실을 이야기한다

익산에 사는 선배 OO, 부산에 사는 OO, OO 나라슈퍼에서 강도짓을 하다가 할머니를 죽였습니다. 그때 빼앗은 목걸이, 반지 등을 제가 선배 OO 함께 갔기에 금은방이 어딘지도 압니다.”

그의 진술은 모두 사실이었다. 완주경찰서는 사람과 제보를 어떻게 처리했을까

1999년 4월 진범을 알고 있다는 제보자가 완주경찰서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완주경찰서는 그를 ‘정신 이상자’로 취급했다. ⓒ완주경찰서

“금전을 노린 정신 이상자의 진술로 판단됨.”

3인조에게 살인 누명을 씌운 완주경찰서는 진범을 제보한 사람을정신 이상자 처리했다. 진실을 감추고, 제보를 뭉개버렸다

이들 명은 승진해 최근까지 전북지방경찰청에서 일했다. 검색해 보니 그는 3 지역의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교과서 나올 법한 말을 했다

경찰관으로서 국민의 재산을 보호한다는 사명감을 항상 가슴에 새기며 최선을 다하겠다.”

알고보니, 그는 연락에 당황해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은 바로 형사다. 지적장애인 3인조를 때리면서 현증감증을 강요하고, 진범 제보까지 뭉갠 그가경찰의 사명감을 가슴에 새기고있단다

경찰의 표현을 돌려주면저렇게 말하는 유전자도 따로 발달되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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