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유포팀을 운영하고, 헤비업로더를 직접 관리하는 등 일명 ‘웹하드 카르텔’로 수백 억 원을 축적한 양진호 위디스크 회장에게 법원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양 회장은 직원 폭행-갑질 혐의 등으로 이미 대법원에서 징역 5년형을 확정 받아 2023년 1월 현재 복역중이다. 여기에 배임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8월이 추가됐다. 

이번 ‘웹하드 카르텔’ 혐의 선고 형량이 확정되면 양 회장의 형량은 12년 8개월로 늘어난다. 

수원지방법원 형사합의1부(재판장 강동원)은 12일 업무상횡령, 저작권법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양진호 회장에게 12일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 회장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신상정보 공개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7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양진호(오른쪽) 위디스크 회장.

양 회장과 함께 기소된 두 법인에 대해서는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각각 벌금 2억 5000만 원, 1억 20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 회장에 대해 “피고인이 운영하는 웹하드 회사를 통해 유통된 음란물의 양이 막대해 사회적 해악이 심각하다”며 “(피고인은) 음란물 유통과 저작권 침해를 통해 수백억 원의 부를 축적하고 웹하드를 운영하는 회사 자금을 자신의 사금고와 같이 사용하는 등 책임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양 회장이 불법으로 유통한 음란물은 약 388만 건에 이른다. 양 회장은 이를 통해 4년 6개월간 약 350억 원의 수익을 얻었다. 

여러 여성단체에서 고발한 대로 이런 수익의 배경에는 양진호 회장이 구축한 ‘웹하드 카르텔’이 있다. 

양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 파일노리를 통해 불법 음란물을 유포했다. 그는 일부 임원에게 ‘음란물 유포팀’을 운영하도록 지시하고, ‘대포폰'(타인 명의의 차명 전화)을 이용해 디지털성범죄영상물 파일을 소유한 일명 ‘헤비업로더’를 직접 관리했다. 

헤비업로더가 불법 영상물을 양 회장이 운영하는 웹하드에 올리면, 직원들은 이를 게시판 상단에 노출해 수익을 극대화했다. 양 회장은 수익의 일부를 헤비업로더에게 수수료 형태로 지급했다.  

이와 동시에 양 회장은 “음란물 유통을 막는다”며 필터링 업체를 운영했지만, 이는 거의 눈속임용으로만 운영했다. 해당 업체는 저작물법 위반 영상이나 디지털성범죄영상 등을 걸러내고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고 홍보됐지만, 이런 역할은 극히 제한적으로만 이뤄졌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지난 2018년 양진호 회장의 갑질과 폭행을 고발했을 때, 양 회장 밑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카르텔 작동 방식’을 이렇게 설명했다.

“디지털성범죄영상을 삭제해달라는 피해자의 신고 및 접수가 들어오면, 이는 오히려 양 회장에겐 큰돈을 벌 기회였다. 신고된 영상은 웹하드 게시판에서 일명 ‘끌어올리기’를 통해 상단에 배치됐고, 더 많이 유통됐다.

앞서 검찰은 양 회장에 대해 징역 14년, 벌금 2억 원, 추징금 512억 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회사에 대한 횡령, 배임 등의 범죄 피해 상당 부분이 회복됐고, 이들 회사가 사실상 피고인의 1인 회사인 점을 고려했다”며 징역 5년만을 선고했다. 

여성단체들은 이날 수원지법 성남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의 적은 형량 선고를 비판했다. 이들은 “양진호는 (불법 영상 유통) 방조범이 아닌 정범으로 처벌해야 한다”며 “웹하드 카르텔을 온라인 성착취 산업구조로 보지 않으면 근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상규 기자 comune@sherlockpress.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