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비리의 왕’으로 불리는 허선윤 영남공고 이사장과 이상석 전 교장이 이번엔 학내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교사를 경찰에 고소해 빈축을 사고 있다.

허선윤 이사장과 이상석 전 교장은 여성 교사 술접대 강요, 연애 교사 퇴사 강요, 학생 성적 조작, 상납 등 숱한 비위로 최근 사학 비리의 대명사로 떠오른 인물이다.

학교 교육을 망친 당사자로 지목된 두 인물이 반성과 성찰 대신, 오히려 갑질 피해 교사를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남공고 교직원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허선윤(왼쪽) 영남공고 이사장과 이상석 전 교장.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허선윤 이사장과 이상석 전 교장은 최OO 영남공고 교사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지난 8월 말 경찰에 고소했다.

두 사람은 최OO 교사가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보도한 기사 – ‘장학관 술접대’ 식당에 교사 동원해 수억 펑펑’ – 를 대학교 동문 밴드에 링크한 걸 문제 삼았다.

해당 기사는 허선윤-이상석의 여성 교사 술접대 강요, 특정 식당에 세금을 몰아주고 교사들을 동원해 돈을 쓰게 한 사실이 담겼다. 강은희 대구시교육청 교육감도 문제 식당을 찾아 허선윤을 만난 사실도 적시됐다.

결국, 두 사람은 자신들의 문제 행위가 담긴 기사를 학교 교사가 퍼날랐다고 고소한 셈이다. 최OO 교사는 동문회 밴드에 기사를 링크하면서 이렇게 적었다.

“동문 여러분들 안녕하세요. XX학번 최OO입니다. 부끄럽지만 학교가 바껴야 한다는 생각에 용기내 글 올립니다. 널리 널리 알려주시고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래도 우리는 교사 아닙니까.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

최OO 영남공고 교사는 지난 8월 5일 동문회 밴드에 기사를 링크한 게시물을 올렸다.

최 교사의 글에는 욕설은 물론이고 허선윤-이상석 두 사람을 언급하면서 비판-비난하는 내용이 없다.

그럼에도 허선윤-이상석이 최 교사를 고소한 건 공권력을 이용한 교사 괴롭히기로 보인다. 고소를 당한 이상, 최 교사는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

최 교사는 동료 교사와 연애한다는 이유로 2015년께 허선윤-이상석에게 수차례 불려가 퇴사를 강요받는 등 여러 갑질 피해를 겪었다. 허 이사장은 최 교사를 향해 “머스마 새끼” “야 인마” 등 욕설을 하면서 “사표 쓰고 나가! 내가 니 나가게 한 번 만들어 볼까!”라고 구체적인 협박도 했다.

갑질 피해에 이어 고소까지 당한 최 교사는 최근 <셜록>과의 통화에서 “숱한 비리와 갑질에 책임 있는 당사자들이 반성 대신 고소 카드를 들고 나와 황당하다”며 “두 사람의 의도 대로 위축되거나 겁먹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하겠다, 학교 정상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소식을 들은 동료 교사 A 씨는 “허선윤-이상석이 영남공고에서 저지른 갑질과 비리 의혹을 말하면 밤을 새도 모자랄 것”이라며 “이번 고소 사건은 두 사람이 여전히 반성이나 성찰을 하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작년과 올해 영남공고 감사를 통해 허선윤 이사장, 이상석 전 교장의 비리, 갑질 문제를 확인했다. 교육청은 허 이사장에 대해서는 임원 배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상석 전 교장은 경고 등의 징계를 받고 최근 불명예 퇴직했다.

교사를 고소한 이상석 전 교장은 현재 해외여행 중이다. 허선윤 이사장은 채용 대가로 돈 수천 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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