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과 부하들에게 반성과 사과를 기대하는 건 무리였다. 집단폭행 피해자는 법정 증인석에서 울었고, 피고인석의 가해자들은 우는 피해자를 노려봤다. 수인복 입은 양진호 회장은 종종 혼잣말을 하며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특수강간, 폭행, 강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진호 회장 관련 재판이 24일 오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렸다.
이날 공판에는 양진호 회장의 교사로 집단폭행을 당한 대학교수 A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감금, 폭행에 가담한 전현직 위디스크, 파일노리 직원 임OO, 윤OO, 이OO도 피고인석에 앉았다.

양진호와 부하들은 일말의 수치심, 약간의 죄책감도 없는 듯했다. 이들은 2013년 12월 2일, 경기도 성남 판교 위디스크 회장실에서 대학교수 A씨를 약 2시간 동안 감금한 채 폭행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A교수는 양진호 회장 등 폭행 가해자들과 비대면 상태에서 심문을 받고 싶다고 재판부에 요청했으나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교수는 범행을 부인하는 가해자들 앞에서, 5년 전 감금상태에서 집단폭행 당한 일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양 회장은 2013년 12월, 자기 부인과의 불륜관계를 의심해 A씨를 위디스크 회장실로 불러 관련 내용을 추궁한 뒤 직원들에게 집단폭행을 지시했다. A씨의 법정 증언은 사건이 발생한 12월 2일 오후 3시께의 일부터 시작됐다.
“오해가 있는 듯해 풀기 위해 양진호 회사로 간 겁니다. 양 회장은 30~40분 동안 계속 ‘사실대로 말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 뒤 양 회장의 동생이 회장실로 들어오더니 저를 무자비하게 때렸습니다. 제 얼굴에 가래침을 뱉고, 억지로 먹이기도 했습니다. 양진호 회장 구두를 혀로 핥으라고 강요하기도 했습니다.”
양진호 회장이 일하던 판교 위디스크 회장실 벽과 문은 투명 유리였다. 당시 사무실에는 최소 20~3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었다.
“한참 저를 폭행한 양진호 동생이 밖을 보면서 손짓을 했습니다. 그러자 밖에 서 있던 직원 3명이 우르르 달려와 저를 폭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바닥에서 뒹굴렀고, 그들은 저를 돌려가면서 계속 때렸습니다.”
A교수는 특히 “무자비하게 폭행한” 당사자로 임OO 씨를 지목했다.
“임OO은 저를 엎드려뻗쳐까지 시켰습니다. 그러더니 제 얼굴 아래로 손을 넣고 뺨을 계속 때렸습니다.”
집단 감금–폭행은 약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A교수가 비명을 지르고, 폭행 당하는 모습이 외부에서 다 보였으나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경찰에 신고한 직원도 없었다. A교수의 상황을 염려한, A씨의 형이 직접 위디스크를 찾아왔을 때에야 집단폭행이 끝났다.
“한참 맞고 있는데, 누군가 제 형님이 찾아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폭행 가해자들은 회장실 통유리 쪽에 블라인드를 쳤습니다. 누군가 ‘형도 불러와서 때리자’고 해서 저는 너무 두려웠습니다.”
폭행 중단은 A교수에게 더 큰 공포를 줬다. A교수는 이 대목을 말하면서 울먹였다.
“양진호 회장과 직원들이 제 형마저 불러들여 폭행을 할까봐… 그게 정말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A교수가 염려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2시간에 걸친 감금–폭행이 끝나자 양진호 회장은 A교수의 외투를 밟고 지나면서 말했다.
“내가 한 달 시간을 줄 테니까, 학교에서 하던 일 그만두고 자살해. 아니면, 지금 이 자리에서 창밖으로 뛰어내려 죽든가.”
A교수는 공포 분위기 속에서 오래 폭행을 당해 이성이 마비됐다고 진술했다.
“그때 저는 정말 창밖으로 뛰어내리는 환상에 시달렸습니다.”
양진호 회장은 집요한 인물이다. 감금–폭행은 끝났지만, 자살 강요는 끝나지 않았다.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갈 때 양진호 회장은 A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집으로 가지 말고,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려 죽어.”
그 이후에도 양 회장의 협박은 문자와 전화로 계속 됐다.
“자살하지 않으면 내가 죽일 거야. 내가 뭘 할지… 다음 스텝이 뭔지 몰라?”
이런 협박에 시달린 A교수는 수년 동안 양진호 회장과 폭행 가담자를 고소하지 못했다. 양 회장이 자신을 계속 감시하고 도청한다는 우려 속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으며 살았다.
A교수의 법정 증언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양진호 변호인 측은 불륜 의혹을 다시 추궁했고, A교수는 이를 부인했다. 증언을 마친 A교수가 법정을 떠날 때, 재판장이 다시 그를 불러 “증인이자 고소인인데 마지막으로 재판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라”고 했다.
A교수는 다시 증인석에 앉았다.
“저는 그동안 많이 좌절했고, 심한 우울증을 앓았습니다. 공포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제 아버님은 건강을 잃고 쓰러지셨고, 어머니 역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여전히 거짓말을 하고 반성도 없습니다. 양진호의 동생이 집행유예 받아서 그런지, 법도 우습게 알고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선처 없이 엄하게 처벌해 주십시오. 꼭 실형을 신고해 주십시오.”
이런 진술이 나올 때도 양진호와 부하들은 눈에
여러 혐의가 병합되면서 양진호 회장의 1심 재판은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웹하드카르텔 혐의로 양 회장을 최근 추가 기소했다. 휴대전화 도청, 배임횡령, 탈세, 근로기준법위반,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등의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1심 선고는 오는 12월께 나올 듯하다.
양진호 회장 실소유 웹하드업체 위디스크, 파일노리는 경기도 화성 동탄으로 이전해 성업 중이다. 양 회장의 두 번째 부인 이OO 씨가 대표 이사로 취임했다. 여전히 음란물을 유통하며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100억 원을 배당금으로 받아갔다.

회사 전현직 관계자들은 “양진호 회장이 부인을 통해 옥중 경영을 하고 있다”며 “자기 뜻에 맞지 않는 임직원들을 옥중에서 해고도 한다”고 밝혔다.
양진호 회장은 최근 가까운 지인에게 이런 의지를 밝혔다.
“나는 곧 석방된다. 내가 나가면 공익신고자와 박상규 기자를 가만두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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