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출신 김동성 씨가 두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 3월 31일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실명 등이 공개됐다. 김 씨가 지급하지 않은 양육비는 약 1500만 원에 이른다.

<배드파더스>는 이혼 후 자녀를 키우는 양육권자에게 양육비를 안 주는 ‘나쁜 부모’의 얼굴과 신상(이름, 거주지 등)을 공개하는 온라인 사이트다. 김동성 씨는 이 사이트 21번에 등재됐다. (사이트보기)

2004년 9월 혼인신고를 한 김동성(41세)-이소미(가명. 39세) 부부는 결혼 생활 14년 만에 관계를 정리했다. 전 부인 이 씨는 2018년 여름, 김동성 씨의 빈번한 외도와 가정폭력을 견딜 수 없다며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2018년 12월, 서울가정법원에서 이소미-김동성 부부의 이혼 조정이 결정되었다. 전 부인 이 씨는 그동안 살던 집을 갖는 대신 김동성에게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청구하지 않았다. 두 자녀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은 엄마 이 씨로 지정됐다.

양육비는 2019년 1월부터 아이들이 성년이 될 때까지 김동성 씨가 한 아이당 150만 원씩, 매달 지급하기로 합의됐다. 비양육자가 아이를 만나 교류할 수 있는 면접교섭은 월 2회 주말로 정해졌다.

전 남편 김동성 씨의 약속은 오래가지 않았다. 약속된 금액보다 적은 돈을 종종 보내던 김 씨는, 2020년 1월께부터는 아예 양육비를 주지 않았다. 이혼 1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전 부인 이 씨가 보기엔, 김동성은 양육비를 고의로 안 주는 듯했다. SNS를 보니, 전 남편은 애인과 연애하느라 바빴다. 그는 양육비를 안 주면서도 애인과 골프를 치러 다녔다. 외제차도 애용했다.

김동성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가 2017년 3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장시호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전업주부로 10년 넘게 살아온 이 씨는 이혼 후 어렵게 악기 회사에 취직했다. 이 씨의 수입으로는 세 식구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운동을 배우는 둘째 아들에게만 매달 최소 100만 원이 들었다.

이 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혼을 해도, 아이들만큼은 함께 키울 때와 같은 수준의 생활을 하게끔 부모로서 노력해야 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비양육자도 매달 양육비를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는 거고요. 조정조서에 써 있는 대로 양육비만 지급하면 되는데, 양육도 안 하는 아버지(김동성)가 그마저도 안 하는 거예요.”

김동성 씨는 면접교섭도 수행하지 않았다. 이혼 조정이 성립된 2018년 12월 이후, 김 씨는 아이들을 단 3번 만났다. 이혼 초기 “일정이 생겨 아이들을 만나지 못 한다”고 하던 양해 연락도 점차 뜸해졌다. 김 씨는 올해 들어서는 면접교섭을 아예 이행하지 않았다. 

“백번 양보해서, 양육비는 정말 돈이 없어서 안 준다고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아빠로서 면접교섭도 안 지키는 건 정말 너무하잖아요. 애들 생일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도 챙겨주지 않았어요. 이혼 이후 아이들이 갑자기 아빠와 따로 살게 됐는데, 적어도 얼굴은 자주 비추면서 아이들에게 적응 기간을 줘야죠. 얼굴을 안 볼수록 마음은 당연히 멀어질 수밖에 없어요.”

양육비가 3개월쯤 밀렸을 때, 이 씨는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인 양육비이행관리원에 양육비 ‘이행명령’ 소송을 접수했다. 2020년 3월 기준, 전 남편이 미지급한 양육비는 약 1500만 원이다.

이 씨는 소송 준비만으로도 지쳤다. 해외 교포 출신인 이 씨는 미국 국적 소유자다. 사실상 외국인 신분으로 양육비이행관리원의 도움을 받기에는 남들보다 두 배의 노력과 시간이 들었다. 이 씨는 직장을 다니면서 짬을 내 여러 서류를 직접 떼어야 한다.   

김동성 씨의 소득 파악이 어려운 점도 이 씨를 지치게 만들었다. 김 씨는 쇼트트랙 강습과 강연 등으로 돈을 버는 프리랜서다. 김 씨처럼 재산이 명확히 잡히지 않는 직업군이거나, 이미 다른 사람의 명의로 재산을 돌려놓은 경우 압류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 씨는 최근 명예훼손 관련 무죄를 선고받은 <배드파더스> 1심 사건을 보고 용기를 냈다. 그는 3월 31일, 김동성 씨의 신상을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올렸다.

실제 재판 이후 <배드파더스>의 해결률은 상당하다.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등재된 ‘양육비 미지급 해결 건수’는 재판 이후 두 달 만에 113명에서 136명으로 늘어났다. 사이트에 등재하기 전, 양육비 미지급자에게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신상공개될 것’이라는 사전 통보만으로 해결된 사례가 약 250건이다.

전 남편이 양육비 10만 원이라도 보내는 성의를 보였으면 <배드파더스>에 올리지 않았어요. ‘내가 언제까지 양육비 줄게’, ‘당장은 힘들어도 노력할게’ 이런 말도 없이 제 연락처를 차단해버렸잖아요. 애들이 성인될 때까지 고작 4년~6년 남았는데, 양육비를 1년도 제대로 안 주고 약속을 어기니까 화가 나는 거예요.“

양육비를 미지급하기 직전인 작년 12월, 김동성 씨는 애인에게 230만 원짜리 코트를 선물했다.

기자는 김 씨의 반론을 듣기 위해 연락을 했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문자메시지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어도 김 씨는 답하지 않았다.

엄마 이 씨는 중학생 아이들을 보며 힘을 내고 있다. 아이들도 이혼을 이해하고 엄마를 위로했다. 어버이날엔 용돈을 모아 엄마에게 향수와 운동화를 선물한 적도 있다.

”저는 아이들이 갖고 싶거나, 배우고 싶은 게 있다고 하면, 최대한 지원해주려고 해요. 아이들이 ‘우리는 아빠가 없어서 배우지 못하고, 갖지 못하나 봐’ 이런 생각을 할까봐요. 이혼하고 아빠가 갑자기 사라졌으니, 엄마로서 아이들의 헛헛한 마음을 작게나마 물질로 보상해주고 싶은 거죠. 감사하게도 아이들이 제 마음을 알아줘서 크게 속 썩이지 않아요.“

이 씨의 걱정은 오직 하나다. 아빠의 부재로 인해 아이들이 받는 상처다.

“나중에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주변에서 ‘아빠 없이 자라서 이렇게 컸구나’라는 말을 들을까봐 정말 겁나요. 물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잘못한 거지만, 가급적 제가 엄마, 아빠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해요.”

김동성 씨의 외도, 연애 이력은 많이 알려졌다.

김 씨는 ‘국정농단’의 주역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와 2015년 1월경 내연 관계를 맺었다. 김 씨는 장 씨 집에서 동거도 했다. 김동성의 전 부인 이 씨는 장시호에게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법원은 장시호에게 “700만 원을 손해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김동성 씨는 친어머니를 청부살해 시도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중학교 교사 임아무개의 상간남으로도 지목된 바 있다. 임 씨는 김동성에게 2억5000만 원 상당의 애스턴마틴 자동차, 1000만 원 상당의 롤렉스 손목시계 4개 등 총 5억5000만 원 상당의 선물을 줬다.

임 씨의 남편 최아무개 씨는 김동성에게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취재 과정에서 수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에도 답하지 않던 김동성 씨가 보도 이후인 1일 오후 연락을 해와 반론 반영을 요청했다.

김 씨는 “3개월간 양육비를 지급하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투병하고 있는 형의 병원비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등 개인 사정이 있었다”며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 탓에 수입이 없는 상황이지만, 아빠로서 아이들을 위한 양육비를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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