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농지 관리가 너무 엉망이잖아요. 투기 대상이 돼버렸잖아요. (…) 하여튼 이 나라의 모든 문제의 원천은 부동산 문제예요.”(이재명 대통령, 2026. 2. 24. 국무회의 중)

경자유전(耕者有田).’

농지는 농사지을 사람만 가질 수 있다는 헌법상 대원칙. 하지만 농촌사회 현실에선 이 원칙이 무너진 지 오래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2022년 농지 불법 소유가 의심되는 고위공직자들을 추적한 바 있다. 자기노동력으로 농사짓지 않으면서 농지를 소유한 판사 가족부터, 10년 동안 농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한 시장, 그리고 엄마와 아내의 농지에 국민 세금으로 도로를 건설한 시의원들까지. 불법과 편법 사이를 줄타기 하며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공직자 사례들을 보도했다.

셜록은 지난 1월부터 농지사랑에 빠진 서울시의원들을 추적했다. AI 생성 일러스트. ⓒ셜록

2015년 기준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 면적 비율은 약 43%로 집계된다. 농지 소유주의 절반 가까이가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들인 셈이다. 또 2017년 기준, 전체 농지의 절반 이상이 임차 상태라는 통계 결과도 있다.(출처 :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 <농지 이용과 보전 제도개선 방안>, 2021)

농사에 활용돼야 할 농지가 비농업인들의 ‘불로소득’ 욕망에 의해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 정치인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사 결과에 따르면, 22대 국회의원 300명 중 64명(배우자 포함)이 농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그 면적은 무려 26ha(약 7만 8604평)에 달한다.

셜록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의회를 주목했다. 서울시의원들의 불법 농지 취득 여부와 자경(自耕) 준수, 농지를 활용한 부동산 개발, 부재지주(不在地主) 여부 등을 살펴봤다.

서울시의회 의원 106명(국민의힘 73명, 더불어민주당 33명) 중 본인 혹은 가족이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시의원은 총 24명(상속 9명 제외). 서울에 거점을 두고 있는 시의원들이지만, 이들이 소유하고 있는 농지는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었다.

· 경기 가평군-구리시-김포시-남양주시-여주시-용인시-이천시-화성시
· 강원 화천군-평창군
· 충북 충주시
· 충남 태안군-천안시
· 경북 경주시
· 경남 함양군-창녕군
· 전북 남원시
· 전남 영암군-신안군
· 제주 제주시

셜록은 지난 1월부터 전국 지자체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시의원들의 농지취득자격증명서와 농업경영계획서 등을 받아냈다. 의원들이 손수 재배하겠다고 신고한 작물은 다양했다.

‘감자, 옥수수, 오가피, 벼, 고추, 콩, 더덕, 참깨, 고구마, 사과, 잡곡….’

‘의원님’의 논밭에선 실제로 이런 작물들이 자라나고 있었을까?

‘의원님’의 논밭에선 실제로 작물들이 자라고 있었을까? 자료사진. ⓒ셜록

셜록은 전국 각지의 농지 현장을 직접 찾아갔다. 살펴본 등기부등본만 300장. 하지만 현장은 ‘의원님’들의 야심찬 농업 계획과 달랐다.

의원 신분으로 농지를 사들여 택지개발에 활용한 의원부터, 경기도 양평-여주-용인-남양주 4곳의 농지를 직접 농사짓겠다고 갖고 있는 ‘농지 부자’ 의원, 농지를 주차장으로 활용한 의원, 펜션을 짓기 위해 농지를 매입한 의원까지. 이들 4명 모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었다.

농지를 사랑한 의원님들. 그 땅에서 불로소득의 헛된 욕망을 뽑아내고 경자유전의 원칙을 심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3개월의 추적으로 셜록이 확인한 서울시의원 농지 소유 실태를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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