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의 지시는 단순하고 분명했다.

박소연 대표 : “어제 내촌(포천보호소 지칭) 가보니 보낼 애들 꽤 있는 듯한데요. 보내고(안락사 의미) 입양센터에 있는 큰 개들이 보호소로 들어 가야 하지 않나요.”

A씨 : “농기구 애들은 보내려고요.”

농기구 애들 지난 2015 8월경 트랙터에 묶여 구조된 누렁이 7마리다. 넓은 견사를 쓰고 있던농기구 애들 자리를 비켜줘야만 했다. 2018년 남양주 개농장을 한창 구조하던 시점이었다. 

다른 개들의 자리를 위해 죽어야 하는 운명이라니. <케어> 동물보호소에는 이런 ‘개죽음’이 대규모로 진행됐다. 

“4년간  손에서 230마리 죽어

동물권단체 <케어> 동물관리를 담당해온 내부제보자 A씨는 “4년간 손에서 죽은 애들만 230마리라고 고백했다. A씨는 2015년부터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의 안락사 압박에 시달려왔다.

박소연 대표 눈에 A씨는 안락사 업무를 수행할 적임자였다. 과거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이하 동구협) 보호소 직원 이력이 있던 A. 그는 적법하게 안락사가 시행되는지 감시하기 위해 동구협에 입사했었다. 

동구협은 지자체와 위탁 계약을 맺은 동물보호소로서 안락사를 단체 운영지침에 포함한다. 동물보호법상 지자체 보호시설에 수용된 동물은 10일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소유권이 ··자치구로 귀속되어처리대상이 된다.

대표는 보호소의 현실을 알고 있는 A씨라면, <케어>에서 이뤄지는 안락사도 용인해 거라 믿었다

대표의 권유 끝에 A씨는 2014 5 답십리에 있는 <케어> 입양센터의 센터장으로 입사했다. 해가 바뀌자마자, A씨는 동물관리국장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A씨의 주요 업무는 동물보호소 관리였다.

동물보호소는 학대받거나 버려진 동물이 새로운 주인을 만날 있도록 임시 보호하거나, 입양가지 못하는 개체를 장기간 보호하는 공간이다. 2015 당시 <케어> 운영하는 동물보호소는 김포와 포천 2곳이었다

그때부터 박소연 대표는 A씨에게 지시했다.

입양 가는 사납고 늙은 개체들은 안락사하세요.”

당시엔 A씨도 대표의 안락사 지시를 수긍했다. 보호소 대부분의 개체는버려진 아이들이나 마찬가지였다. 소수의 개체만 입양 가지 못한 동물을 후원하는대부대모제 통해 별도의 관리를 받았다. A씨는 보호소에서 관심도 받으며 늙어갈 바에 차라리 편하게 보내주는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A씨는 안락사 사실이 대외적으로 알려질까 두려웠다. 2015 당시 <케어> 운영하는 동물보호소는 안락사를보호소 운영지침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가 고민을 털어놓아도, 대표는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표는보호소는 개방되어 있지 않고, 어차피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 안락사를 독려했다.   

박소연 대표는 안락사를 고수했을까. A씨는 단순히수거형식에 그친 동물 구조를 안락사 원인으로 꼽았다.

구조의 여왕으로 통하는 박소연 대표는 동물 구조와 단체 확장에만 집중했다. 구조된 동물에 대한 관리는 소홀했고, 동물보호소 지원에는 인색했다.

지난 2015년 8월경 트랙터에 묶여 있다가 구조된 누렁이 7마리. 내부고발자 A씨는 ‘농기구 애들’이라 불렀다. 그는 “농기구 애들과 정이 너무 많이 들었지만, 자리가 없어서 결국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학대받거나 유기된 동물을 보면 구조할 수밖에 없는 심정은 이해해요. 하지만 보호소의 공간이나 인력, 재정 여력을 제대로 갖춰 놓고 구조를 해야죠. 대표는 보호소에 있는 개체들의 복지나 처우는 뒷전이고, 새롭게 구조할 동물만 찾는 거예요.”

특히김포보호소 이전사건은 A씨가 마음을 돌린 시발점이다. 2015 11 당시, 김포보호소는 행정당국의 철거 명령을 따라야 했다. 내부 직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표가 김포 부지에 동물보호소를 강행한 결과였다.

김포보호소 부지는 절대농지로 농지 이외에는 사용할 없는 땅이었다. 축사로 사용하려면 행정당국의 허가를 맡아야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하지만 대표는 반성은커녕 독단을 이어나갔다. 공무원들이 부지를 확인하러 오기 전에, 김포보호소에 있는 60마리의 개체를 무조건 빼라고 지시했다. 개체들을 옮길 임시보호소는 마련되지 않았다.   

철거 기한이 다가오자, 오갈 곳이 없어진 보호소 개체들은 탑차(지붕이나 뚜껑이 있는 화물 자동차) 실렸다. 60마리는 좁은 케이지에 갇힌 한나절 이상을 탑차에 있었다. A씨는 그때만 생각하면 울분이 터진다.

대표는 비닐하우스나 창고를 얻어서 많은 애들을 기둥에다가 묶어두라고 지시했어요. 동물권단체 대표가 있는 말인가요. 남들이 개를 묶어두면 학대고, 자기가 하면 피치 못할 사정인 거예요.”

이후 김포에서 나와 벽제와 일동으로 임시보호소를 마련했지만, A씨의 마음은 더욱 타들어 갔다.    

벽제와 일동 보호소 모두 산속에 있었거든요. 당시에 겨울이었으니까 영하 20 가까이 됐어요. 눈이 오면 차도 올라가지 못하는 곳에 60 마리의 애들을 보호한 거예요.”   

얼마 가지 못해 벽제보호소는 건축법 위반으로 쫓겨났다. 엎친 덮친 , 일동과 포천보호소도 이전해야 했다.

2016년경, <케어>가 운영한 벽제보호소는 건축법 위반으로 이행강제금 580만원을 내야했다. 결국 벽제보호소도 쫓겨나고 말았다.

악순환의 굴레는 안락사로 이어졌다. 하지만 대표는 동물보호소 부지를 안정화할 생각보다손쉬운 방법 택했다. 그는 또다시 보호소 개체들의 안락사를 지시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표는 무리한 구조를 계속 이어나갔다. 대표의 구조 결정은 동물관리국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내려졌다

결국 보호소에 있는 동물들이 피해를 입었다. 새로 구조한 개체들이 치료받고 보호소로 들어가려면, 보호소에 있던 기존 개체들은 자리를 비켜줘야 했다. 보호소 여건상 개체 조절을 위한 안락사가 불가피했다.

역설적으로 구조한 개체가 늘어날수록, 안락사당할 개체도 늘어났다.

회복할 없을 정도로 아픈 아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안락사가 아닌 거예요. 구조한 아이들을 보호소에 넣어야 하니까. 보호소 애들 중에서 그나마 아프거나 사나운 애들, 사람들한테 알려진 개체들을 선별적으로 추려서 안락사했어요.”

A씨는 구조를 중단하는 낫다고 대표를 설득했다. 견사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보호소에서 이상 구조는 무리라고 판단했다. 시에서 운영하는 보호소와 달리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보호소는 동물 구조가 의무가 아니다.

최고의 시설을 바란 아니에요. 구조한 동물이 최소한 한파와 폭염은 피해야죠.” 

하지만 박소연 대표는 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대표는 후원금을 모을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구조라는 알고 있었다.    

구조하면 사람들이 열광하잖아요. 그래야 후원금이 들어오고.”

보호소 내에 개체 수가 늘어날수록 많은 후원금이 필요하고, 후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동물을 구조해야 하는 악순환이 굴레처럼 반복됐다.

박소연 대표 개를 묶어라

박소연 대표는 2017 이후부터는 대규모 구조까지 손을 뻗쳤다. 대표적으로 2018남양주 개농장구조 사건이다.  

2018 7, <케어> 경기도 남양주 소재의 개농장에서 260 마리를 구조했다. 하지만 당시 <케어> 운영하는 보호소는 남양주 개농장 개체를 수용할 여건이 안됐다

포천보호소는 2018 10 임대 계약이 끝날 예정이었다. 2017년도에 새롭게 마련한 충주보호소도 2018 8 말까지 충주시의 폐쇄명령을 이행해야 했다. 건축법과 가축분뇨법 위반으로 내려진 행정처분이었다.

대표는김포보호소 이전때의 만행을 반복했다. 또다시 임시보호소도 마련하지 않고, 충주보호소에 있는 개체 200 마리를 빼라고 지시했다. A씨는 참을 없었다.

행정처분을 따르고 차라리 벌금을 내는 낫죠. 대표가 김포보호소 이전 때처럼 애들을 탑차에 실자거나, 뒷산에 묶어놓자 거예요. 내가 대표를 어떻게 제어할 수가 없겠구나 싶었어요.”

A씨가 제공한 2018 3 26일자, 2018 9 11일자 통화 녹취록에는 A씨의 증언대로개를 묶어라 말하는 박소연 대표의 목소리가 담겼다

A씨 : “차라리 벌금을 두 번 내고 1년 동안 시간을 벌어갖고 버텨야죠. 애들을 어디에다가 빼요.”

박소연 대표 : “아니 나 진짜 답답하네. 벌금을 언제까지 낼 건데요. 평생?” (중략)

박소연 대표 : “시설이 아니라. 시설한 곳으로는 못 옮겨 돈이 없어서. 그렇게는 못 해요. 묶어라도 놔야해 어디다가 한 달 간. 개집만 갖다 놓고.”

A씨 : “아휴.. 난 묶어놓고 김포 때부터 많이 그런 얘기 들었는데요. 대표님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세요. 이건 아니에요. (중략)”

박소연 대표 : “뭘 몇 달 걸려요. 창고라도 빌려야 되는데 지금.”

– 2018 3 26 박소연 대표 – 내부고발자A 통화 녹취록 中-

박소연 대표 : “충주 애들 잠깐 나왔다가 들어갈 축사인데, 비어있는 아직 사용 안 한 축사더라고요. 청주에 있어서. 백몇 평인데. 그냥 묶어두면 될 것 같아서. 한 일주인 플러스알파 쓰는 조건으로.”

– 2018 9 11 박소연 대표 – 내부고발자A 통화 녹취록 中-

지난 12월 24일, <케어>가 운영하는 충주보호소에 보호된 개들의 모습.

대표의 독단은 제동이 걸리지 않았다. 오히려 가속도가 붙었다. 결국 남양주 개농장에서 구조한 260 마리 60마리가 대표의 지시로 안락사당했다. 현재 남아있는 남양주 개농장 개체 수는 177마리다.

대표 1 체제 핵심적인 문제였다. 박소연 대표는 2002 <케어> (당시 동물사랑실천협회) 출범할 당시부터 대표직을 맡아 올해로 17년째다. <케어> 후원금 액수는 중소기업에 맞먹을 정도로 커졌지만, 비영리단체가 어떤 목적을 갖고,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 제대로 된 감독은 이뤄지지 않았다.

비영리 시민단체가 점차 사기업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던 배경이다.   

시민단체는 대표 소유물이 아니에요. 여기 주인은 동물들이고, 시민들이에요. 그런데 대표는 그들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외적으로 단체의 규모만 키우려고 한다 거죠.” 

A씨는 근본적으로는 동물보호라는 사회적 책무를 수십 년간 민간 시민단체가 주도하면서 생긴 불행이라고 꼬집었다. 국가와 사회가 책임지지 못한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개인이나 단체가 나서기 시작하면서, 일부에서 왜곡이 생겼다는 이야기다

실제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증가한 만큼 유실·유기동물 수도 매년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연간 유실·유기동물 수가 10 마리를 넘어섰다. 개농장에서 사육되는 개는 2017 기준 최소 78 마리로 추정된다.

시민단체 몇 개가 이 많은 동물을 구조로 감당할 있는 걸까. 매년 수백 마리씩 대규모 구조를 해도, 근본적 문제 해결은 아득하기만 하다.

<케어>에서 살처분에 가까운 동물 안락사는 박소연 대표와 A씨에 의해 진행됐다. 박 대표는 지시했고, A씨는 때로는 거부하면서 안락사를 시행했다. A씨는 “동물을 위해 더는 못 하겠다”며 양심선언을 했다. 법적 처벌 위험을 감수하면서 내부제보자로 나섰다.

죽음을 지시한 사람, 박소연 대표는 여전히 거짓말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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