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경북 지역을 집어삼킨 최악의 ‘괴물’ 산불. 산불은 숲만 삼킨 게 아니다. 사람도 삼켰다. 경북에서만 사상자로 67명(사망 27명, 중상 4명, 경상 36명)이 나왔다.

그 중 한 사람이 고인이 된 산불감시원 신응국(1956년생) 씨다. 지난 3월 25일, 영덕군청 영해면사무소 소속 산불감시원 신응국 씨가 사망했다. 향년 69세.

신 씨는 사고 당일 불바다로 변한 ‘7번 국도’ 인근에서 사망했다. 시체검안서에 써있는 신 씨의 사인은 화재사(추정).

“경북 영덕에서 60대 산불감시원 숨진채 발견”(KBS, 2025.03.27)
“영덕서 산불감시원 숨진 채 발견‥’역대 최악’ 피해 예상”(MBC, 2025.03.27)
“”일 잘하기로 소문났는데”…영덕 산불감시원 사망에 주민들 ‘비통'”(뉴스1, 2025.03.27)

사고 당일 기사가 쏟아졌다. 방송, 지면, 온라인 매체 상관없이 신 씨의 사망 소식을 다뤘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었다. 두 달 만에 세상은 더 이상 신 씨를 주목하지 않았다.

7번 국도 옆 산길에 떨어져 있던 신응국 씨의 휴대전화. 그날 밤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셜록

궁금했다. 국가재난급의 산불진화 현장에 투입됐다가 사망한 산불감시원에 대해 국가가 “최선의 예우”를 다하고 있는지. 산업재해는 인정됐을까. 공무수행사망자 순직도 인정받았을까. 알고 싶었다.

6.3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모두가 여러 후보들의 입을 바라보고 있지만, 셜록은 ‘이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한 남자’가 남긴 목소리를 쫓기로 했다. 화마(火魔)를 피해 달리던 산불감시원 신응국 씨의 마지막 하루를.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 국가의 부름에 달려갔다 사망한 산불감시원을 위해 국가는 온전히 책임을 다하고 있을지. 그리고 또 다른 헛된 죽음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지. 언제 다시 반복될지 모르는 재난 앞에서, 이런 물음이 또 다른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믿는다.

많은 독자들과 함께 산불감시원 신응국 씨를 기억하고 싶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