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탐사그룹 <셜록>이 진행하는 입시비리 기획 ‘유나와 예지 이야기‘의 두 주인공 차유나(가명)-나예지(가명)의 중요한 스펙이 취소됐다.

한국미생물학회는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이하 용인외대부고) 졸업생 ‘유나와 예지’의 미생물 탐구 페스티벌 대상 수상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고려대학교 의대, 성균관대학교 의대를 각각 졸업해 현재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취소된 수상 실적과 가짜 논문이 입시에 활용된 사실이 밝혀지면, 두 사람의 대학 입학이 취소될 수도 있어 파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미생물학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학생 2인(차유나-나예지)은 이 연구결과를 ‘Journal of Microbiology’ 50권 4호에 초록집 제목과 동일한 제목의 논문으로 서울대 연구진과 함께 출판했다“며 “해당 논문에 대한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 조사·판정 결정문을 검토한 결과, 참가학생 2인이 이 연구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지 않았음이 확인되어 대상 수상이 취소됐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한국미생물학회는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졸업생 차유나(가명)와 나예지(가명)의 미생물 탐구 페스티벌 대상 수상을 취소했다.

유나와 예지는 고등학생 시절인 2012년 5월, 한국미생물학회가 개최한 ‘제1회 미생물 탐구 페스티벌‘에서 민족사관고등학교, 세종과학고, 광주과학고, 인천과학고 등 수십여 개의 팀을 제치고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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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냉장온도에서 식품유래 병원균의 생장 특성 및 생존 전략 탐구’를 주제로 한 연구 결과를 해당 대회에 제출했다. 이 연구 결과는 같은 해 한국미생물학회가 발행하는 ‘The Journal of Microbiology’ 50권 4호에도 동일한 제목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유나와 예지는 해당 논문의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이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은 2020년 서울대학교 연구진실성위원회로부터 ‘부당 저자 표기‘로 연구 부정 판정을 받았다. 기여도가 없는 미성년자를 논문에 공저자로 포함시켰다는 이유다.

두 학생의 대담한 부정행위에는 차유나의 아버지인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A 교수가 있다. A 교수는 자기 실험실 연구원들의 논문에 딸 유나와 그의 후배 예지를 공저자로 끼워 넣었다.

A 교수는 부정행위 은폐를 위해 ‘논문 저자 바꿔치기‘를 하기도 했다. 그는 자기 이름이 논문에 올라가면 훗날 부녀지간인 게 탈로날 것을 우려해, 자신은 교신저자(책임저자)에서 빠지고 대신 동료 교수 이름을 활용했다.

유나(가명)와 예지(가명)는 부정한 논문으로 2012년 미생물 탐구 페스티벌에 나가 대상을 받았다. ⓒ오지원

유나와 예지가 가짜 논문을 토대로 제출한 탐구물로 대상을 받을 때는 2012년. 그해 한국미생물학회의 실무위원장 역시 A 교수였다.

(관련 기사 –세금으로 딸 ‘스펙’ 서울대 교수..“너 어느 대학 나왔어?“)

A 교수의 연구 부정은 해당 논문이 나온 지 8년이 지난 2020년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의 조사로 밝혀졌다. <셜록>은 A 교수와 유나-예지의 부정행위 실행 과정을 지난 1월부터 상세히 보도했다. 한국미생물학회는 이를 토대로 해당 논문을 지난 4월 철회했다. (관련 기사 – 한국미생물학회, 유나와 예지 ‘부정 논문’ 철회 결정)

한국미생물학회는 부정 논문을 대회에 활용한 이들의 대상 수상을 취소한 데 이어, 지난 12일 윤리위원회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한국미생물학회는 “그동안은 학술 논문에 윤리 규정만 있었고, 그 외의 활동에 대한 윤리 규정은 따로 없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윤리와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윤리위원회를 회장 직속으로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모든 부정을 설계한 차유나의 아버지인 서울대 A 교수는 교원의 징계 시효(3년)가 지났다는 이유로 서울대로부터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았다. 구두로 ‘경고’ 처분만 받았다.

A 교수는 지난해 한국미생물학회장을 역임했다. 부정이 밝혀진 현재도 해당 학회의 당연직 이사를 맡고 있다.

차유나는 현재 아주대학교병원 의사다. 나예지는 삼성서울병원 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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