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의 만행을 세상에 알린 기자가 같은 법정에 피의자로 서는 것은 상식에 반하는 일이다.”
지난달 30일 내부제보실천운동의 성명 중 한 문장이다. 아동학대 가해자가 기자를 ‘보복 고소’한 사건. 이에 대해 검찰에 불기소 처분을 촉구하는 성명이다. 만약 검찰이 기소를 결정한다면 기자는 피고인이 돼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
셜록은 지난 8월 ‘칼날 위의 아이들’ 프로젝트를 통해 피겨 코치가 과거 아동선수를 학대한 사건을 보도했다. 코치는 현재 상습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보도 이후, 가해자인 코치는 조아영 기자를 상대로 ▲아동학대처벌법 ▲개인정보보호법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가해자들의 무분별한 보복성 소송은 진실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가장 비열한 수단이다.”
내부제보실천운동은 “가해자는 법을 이용해 보복 고소의 도구로 악용했다”며 법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아동학대처벌법 제35조2항에 따르면, ‘아동 보호 사건’에 한해 가해자를 포함한 피해자 주변인의 신상을 보도하면 안 된다. 피해 아동을 보호하는 취지의 법조항이다. 하지만 코치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법을 악용했고, 경찰은 코치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관련기사 : <[액션] 아동학대 가해자의 ‘입틀막’ 고소… 기자는 무죄다>)
내부제보실천운동은 경찰의 송치 결정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경찰이 기계적으로 법을 적용해 기자를 송치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피해자들이 오랜 고통을 딛고 용기를 내 진실을 알리는 데 동참했음에도, 경찰은 사건의 맥락과 보도의 공익성을 외면하고 기자를 범죄자 취급했다. 이는 피해자들에게 새로운 고통을 주는 행위이며, 언론의 역할을 훼손하는 결정이다.”

내부제보실천운동은 지난 1월 10일 ‘칼날 위의 아이들’ 보도를 제8회 이문옥밝은보도상 수상작으로 선정한 바도 있다. 아동학대 피해자의 용기가 오래 방치된 아동학대 사건과 빙상계의 은폐 의혹을 알린 ‘공익제보’임을 인정하고 그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는 뜻.
아동학대 피해자도 기자를 위한 탄원서를 썼다. 자신을 돕던 기자가 처벌받지 않도록 검찰에 불기소 결정을 탄원했다.
내부제보실천운동은 “피해자가 기자의 처벌을 걱정하며 탄원서를 써야 하는 이 현실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속히 바로잡아야 할 문제”라며 “검찰은 보도의 공익성과 정당성을 온전히 인정하고 즉각 불송치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규탄했다.

참여연대도 ‘보복 고소’를 비판하고 검찰에 불기소 처분을 탄원하는 데 동참했다.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는 1일 검찰에 직접 불기소 탄원서를 제출했다. 참여연대는 “(기자를) 처벌한다면 법 취지를 왜곡하는 것이며 법 정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가해자의 고소 행위는 공익적 목적의 언론 활동을 소송으로 압박·위축시키는 이른바 전략적 봉쇄 소송에 해당하며, 나아가 피해자를 돕고자 하는 언론을 압박해 피해자의 입을 막기 위한 피해자에 대한 보복행위이기도 합니다.” (4월 1일자 참여연대 보도자료)

한편, 조아영 기자에 대한 불기소 탄원 운동은 온라인으로도 진행되고 있다. 6일 만에 참가자는 1200명을 돌파했다(4월 1일 오전 11시 기준). 탄원은 계속 진행된다.
➡️ 셜록 조아영 기자 불기소 탄원 구글폼 : https://forms.gle/hGSZrEwy2tjHT5M67
※ ‘칼날 위의 아이들’ 프로젝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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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영 기자 jjay@sherlock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