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비리에 유린당한 서울대. 부정입학자 처리에 있어서도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서울대가 음대 부정입학자들에게 입학취소 조치를 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
지난 16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학생들의) 입학취소 사유에 관련해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보고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사건에 연루된 교수들이 이미 유죄 판결을 받고 법정구속됐는데도.(관련기사 : <서울대·숙대 입시비리 교수들 ‘법정구속’… 부정입학자는?>)
입시비리 사건 당시 성악과 학과장이었던 박미자 서울대 교수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출석하지 않았다.

서울대학교, 서울대병원, 서울대치과병원 등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지난 16일 열렸다. 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이 피감기관장 신분으로 출석했다. 김문수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이 질의했다.
김 의원은 “부정입학으로 들어온 두 학생 때문에 다른 학생 두 명이 떨어진 게 아니냐“면서, “부정입학으로 들어온 게 확실시되면, 이(부정입학한) 두 학생에 대해 앞으로 학위 취소를 어떻게 할 건지 답하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유 총장은 “(사건 판결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입학취소 사유와 관련해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보고 받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그동안 서울대는 부정입학자 처리에 대해 인정도 부정도 아닌 ‘비공개’ 입장만 보였다. 지난해 11월,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입학취소심의위원회가 열렸는지 물었지만, 서울대 홍보팀은 “입시 관련 제반 사항은 관련 규정상 비공개”라는 답변을 해온 바 있다.
하지만 유 총장의 국감 답변을 통해, 서울대가 부정입학자들에게 입학취소 등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동안 비공개 입장을 고수해온 건, ‘조치를 했지만 공개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공개할 만한 조치를 취한 바가 없다’는 뜻이었나.

또 음대 입시비리 관련 자체 조사나 감사 여부에 대한 질의에, 유 총장은 질문의 취지를 비껴가며 확답을 피했다.
김 의원이 “자체 감사나 조사를 했냐”고 물었지만, 유 총장은 “경찰 수사에 협조했다”는 동문서답식 답변을 했다. 이어 음대 입시비리 사건과는 별개인 박 교수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을 언급하며 “거기에 필요한 조치는 학내에서 자체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정감사로부터 이틀 전인 지난 14일, 서울대 음대 입시비리 사건에 연루된 교수들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외부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본인의 불법과외생 두 명에게 최고점을 준 김○○ 강원대학교 전 교수는 징역 1년 6개월을, 이들을 연결시켜준 음대 입시브로커 윤○○ 국민대학교 전 교수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두 학생은 서울대 성악과에 합격했다.(관련기사 : <입시비리 재판받는 음대 교수들… 연결고리는 ‘서울대’>)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상곤 한국성악가협회 이사장은 2022학년도 서울대 성악과 입시 당시 절차상 의문점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2022학년도) 그해에만 실기(시험)를 1차만 진행했다”고 증언했다. 예년과 달리 유독 그해에만 실기시험 횟수가 줄어들었는데, 그 역시 입시비리 사건과 관련이 있을 거란 의혹이다.
“매해마다 (실기 시험을) 1차-2차를 나눠서 하는데, 그해만 1차를 하고 그 다음 해부터는 2차로 갔거든요. 그 이유는 (실기시험)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심사위원들이 많아야 되기 때문에, 1차로 딱 응축돼서 (실기)시험 쳤던 걸로 그렇게 제가 기억하고 있습니다.”
실제 2022학년도 서울대 신입학생 정시모집 안내문을 보면, 실기평가가 한 차례만 진행됐다. 반면, 2021학년도와 2023학년도 신입학생 모집에선 실기평가를 1단계-2단계로 나눠서 진행했다.
이에 국회 교육위원회는 2022학년도 서울대 성악과 입시 당시 학과장인 박미자 서울대 교수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박 교수는 사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도 않고, 국정감사 당일 “급성 이석증으로 인한 심한 어지럼증 및 보행 곤란“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23일 진행될 종합감사에서 박미자 서울대 교수를 재소환할 예정이다.
김보경 기자 573dofvm@sherlock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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