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스터디 영어 조정식 강사가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불출석 사유로는 수험생들의 ‘심리적 동요’와 ‘학습권’ 침해를 들었다.
지난 2일 조정식 강사는 ‘증인 불출석사유서’를 김희정 국회 교육위원장 앞으로 제출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김문수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의 신청으로 지난달 29일 전체회의에서 조 강사를 증인으로 채택한 바 있다.
현직 교사와의 문항거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 강사에게 해당 의혹을 질의하기 위함이다. 출석일은 오는 7일 오전 10시였다.
조 강사는 증인 불출석 사유란에 자필로 이렇게 적었다.
“출석 시 수험생들에게 미칠 심리적 동요에 대한 우려”

조 강사는 별도의 사유서도 함께 냈다. 그는 “현장 수강생만 2000명 이상”이라며 “출석 요구일로부터 수능까지 40여 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 점을 내세웠다. 국감 출석으로 장시간 자리를 비우면 수능 대비 수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본인의 국감 출석 사실을 알게 된 수강생들의 반응도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해당 강사에게 어떠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향후 수능 대비 강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거나 중단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수강생들이) 불안과 우려를 가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조 강사는 “수천 명의 수험생들의 학습권”과 연결되는 사안이라며 불출석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국회증언감정법은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증인을 고발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조 강사와 현직 교사 간 문항거래 의혹을 보도했다. 조 강사가 서울 장충고 A 교사에게 5800만 원을 주고 학원용 모의고사 문항을 구매했다는 내용이다. 근거는 감사원이 지난해 2월 공개한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관련 복무실태 점검’ 보고서였다.(관련기사 : <‘1타강사’ 조정식에게 문제 팔고 수천만원 받은 교사>)
현직 교사가 학원용 교재 또는 모의고사 시험 문제를 만들어 파는, 이른바 ‘문항거래’는 엄격히 금지된 행위다. 2016년 교육부는 현직 교사가 학원 교재용 문제를 만들어주는 행위를 하면 최대 파면 또는 해임 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A 교사는 메가스터디 직원에게서 문항 제작 제안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조 강사의 월간지 모의고사에 쓸 문항이었다. 조 강사는 A 교사의 연락처를 문항공급업체 대표에게 전달해 문항을 거래했다.
단가는 문항당 15만~20만 원. 첫 거래대금 200만 원은 조 강사가 A 교사 계좌로 직접 이체했다. 문항공급업체 대표는 감사원 조사에서, 조 강사가 이들을 통해 수능 영어 문항의 난이도와 출제 방향 같은 정보를 얻을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모두 감사원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감사원은 문항거래 외에 두 가지를 더 적발했다. 조 강사가 출간 전 EBS 수능연계 교재를 A 교사로부터 전달받았고, 수능·모의평가 검토위원 출신 교사를 통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정답 도출 논리를 입수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 강사는 감사원 조사에서, 파일 열람은 했지만 활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관련기사 : <‘조정식 문항거래’ 감사원 보고서를 공개합니다>)
셜록은 조 강사의 부인이 대표로 있는 업체 명의로 문항거래 대금을 받았다는 또 다른 현직 교사의 증언도 보도했다.(관련기사 : <“조정식 부인 회사 통해 문항거래 대가 받았다”>)
보도 이후, 조 강사는 의혹을 부인했다. 첫 기사가 보도된 당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문항거래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음 날에는 공식 입장문을 냈다. 검찰에 송치된 모든 혐의에 대해 무혐의를 확신한다는 내용이었다.
“조정식 강사는 사건의 해당 교사에게 5,800만 원을 직접 지급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조정식 강사 측 공식 입장문, 2025. 6. 11.)
같은 달 26일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도덕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관련기사 : <“도망치지 않겠다”는 조정식 강사님께 다시 묻습니다>)

문항거래 논란은 조 강사의 방송 출연에도 영향을 줬다. tvN은 지난해 6월 ‘어쩌다 어른’ 10주년 특집 연사로 예정됐던 조 강사의 출연을 취소했다. 고정 출연하던 채널A ‘성적을 부탁해 티처스 2’ 라운드 인터뷰에도 불참했다. 방송에는 편집 없이 시즌이 끝날 때까지 나왔다. 지난 8월 공개된 ‘티처스3 : 재수전쟁’ 출연진에서는 빠졌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지난해 12월 29일 조 강사를 청탁금지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교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조 강사가 강의용 교재 제작업체 관계자와 공모해 교사 2명에게서 문항을 받았다고 봤다.
검찰이 파악한 대가는 8350여만 원이다. 2021년 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67회에 걸쳐 건넸다는 것이다. 발간 전 EBS 교재 파일을 현직 교사를 통해 미리 받아달라고 요청한 혐의도 포함됐다.
첫 공판준비기일은 지난 4월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박강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 강사 측은 이날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문항 대가가 시장 가격에 따른 정당한 거래였다는 취지다. 조 강사의 첫 정식 공판은 오는 16일 열린다.
조아영 기자 jjay@sherlock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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