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해 인천생활예술고 교장이 교비로 개인 차량 3대 유류비와 보험료 등을 낸 정황이 확인돼 인천시교육청이 지난 9월 24일 경찰에 수사 의뢰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영해 교장은 업무상 횡령 및 배임, 사립학교법 제29조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교장은 2016년 3월부터 2019년 6월까지 본인 명의 차량 3대를 운영하면서 유류비, 보험료, 자동차세, 하이패스비, 각종 수리비로 교비 3000만 원 썼다. 인천시교육청 감사를 통해 드러난 횡령 정황은 수백 건에 이른다.

평생교육법 제31조 ‘학교형태의 평생교육시설’에 따라 인천생활예술고는 사립학교법에 준용해 회계 처리를 해야 한다. 교비회계는 관련 법령에 따라 용도가 엄격히 제한되기 때문에 다른 목적으로 활용할 수 없지만, 이 교장은 이를 무시하고 사적으로 교비를 썼다.

이영해 교장이 자신의 운전기사 월급을 교비로 준 사실은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지난 5월부터 진행한 장기기획 ‘교장은 왕이었다’를 통해 밝혀졌다.

이 교장은 운전기사를 행정실 직원으로 등록해 학교 돈으로 월급을 지급하는 방식을 썼다. 감사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자 학교 측은 운전 기사에게 퇴사를 종용해 결국 그는 결국 학교를 떠났다.

이영해 교장이 근무시간에 주사시술 위해 피부과를 찾고 백화점에 간 정황도 감사결과 확인됐다.

인천생활예술고에 지급되는 세금은 연간 30억 원에 달한다. 2018년 기준 교직원 인건비와 장학금, 저소득층학습비 보조 명목으로 인천생활예술고에 지급된 보조금은 25억4000억 원이 넘는다. 교육급여 등 보조금 외 세금 지원액은 2018년 기준 5억8000여만 원이다.

ⓒ정의당 여영국 의원실 제공

교장 아들, 1,480만 원 보조금 불법 수급

공개채용 없이 학교 행정실 직원으로 취업해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이영해 교장의 아들 김아무개 교사에 대해서는 인건비 보조금 환수 행정조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교사는 행정실 직원으로 등록됐음에도 인천생활예술고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그는 영어회화 전문 강사 자격으로 일하면서 교육청에는 회계 업무를 한다고 거짓 보고해 보조금 1480만 원을 부정 수급했다.

김 교사는 올해 일반사회 과목으로 교원자격증을 뒤늦게 취득했지만, 학교에서는 여전히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전문성 부족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인천생활예술고등학교 ⓒ주용성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지난 18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수도권 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사실과 다르게 인건비 보조금을 받은 인천생활예술고 측에 비용 반환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교사 외에도 인천생활예술고의 부적절한 교사 채용 사례는 더 있다. 학교 측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5명의 교사를 신규 채용했지만, 공개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교육청 감사결과 확인됐다. 새로 교사를 채용할 때는 학교 홈페이지와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채용 공고를 내는 것이 원칙이다.

이 외에도 감사결과, <셜록>이 지난 5월부터 진행한 ‘교장은 왕이었다’ 보도 내용은 모두 사실로 입증됐다. 교육청이 의뢰한 수사결과가 나오면 인천생활예술고에 대한 행정처분이 내려질 예정이다.

<인천생활예술고 지금까지 감사결과 주요 내용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실 제공)>

  • 2016~2019학년도까지 5명의 교사 신규채용 시 공개채용의 절차 없이 채용
  • 이영해 교장, 2016학년도부터 현재까지 출근시간 지키지 않는 등 복무 부적정
  • 2019학년도 신입생 모집 학교 홍보활동에 학생들을 단순 동원하면서 봉사활동 시간 인정. 동원 학생들에 대해 졸업고사 공결처리를 하여 100% 인정점 부여
  • 2016학년도부터 현재까지 이영해 개인 명의의 차량 3대를 운행하면서 차량 유류비 등 학교회계 교비에서 목적 외로 집행 (※수사 요청)
  • 2018년 개정된 취업규칙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미신고
  • ‘학력인정’ 표기 없이 옥외 사인물에 ‘인천생활예술고등학교’로 명칭을 표시
  • 교장 아들 인건비, 행정직으로 인건비 보조 신청해 총 보조금 14,820,000원을 사실과 다르게 수급.
  • 이영해 교장, 운전기사에 대한 갑질뿐만 아니라 미용 교사들을 호출해 드라이를 시킨 사실, 신입생 모집 홍보 활동에 예쁘고 키 큰 학생을 데려가라고 한 발언은 부적절하다고 판단.
  • 김아무개 영어 교사는 졸업사진 촬영 시 지각한 학생의 등짝을 친 사실이 있고, 박아무개 미용 교사는 멍이 들 정도는 아니지만 평소 학생들의 팔을 툭툭 친 사실이 있음.

인천생활예술고, 인가 취소 필요하다

지난 18일 진행된 국회 교육위원회의 수도권 교육청 국정감사와 지난 21일 열린 교육위 종합국정감사에서는 인천생활예술고에 대한 질의가 집중됐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생들이 시험을 봐야할 시간에 신입생 홍보를 가라고 학교가 시키고, 시험을 보지 않았는데 점수를 준 것은 성적 조작이나 다름없다”면서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을 상대로 “솜방망이 처분이 아닌 철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쁘고 키 큰 학생들에게 신입생 홍보를 보내는데, 이게 학교 맞습니까? 학생들에게 시험 못 보게 하고 홍보를 시킨 것도 수사 의뢰해야 합니다. 교장 아들에게 지급된 부당 지원금 1480만 원을 회수한다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일벌백계 해야죠.” –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모습의 학교가 있다는 것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말씀하신 것 명심해서 이후에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조치하겠습니다.” –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이명선

지난 21일 교육위 종합감사에서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남공고는 지난 10년 동안 눈 뜨고 볼 수 없는 창의적인 부정 행위를 해왔는데, 인천생활예술고도 마찬가지였다”면서 “이런 학교들에 대해 백서를 만들고, 교육청 감사가 과연 제대로 이뤄졌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공개적으로 아들에게 학교를 세습하겠다고 하면서, 온갖 갑질로 문제를 빚고 있는 학력인정학교 평생교육시설 인천생활예술고에 대해서는 인가 취소 조치를 비롯한 강력한 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인천생활예술고와 관련해 “행정조치를 최대한 하고 있지만, 법이 개정 안 되면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에 입법 사안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힘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이영해 교장의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최종 감사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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